유튜브를 시작함.

Dive In Red Ocean

by 널하우스


새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선수들(?)을 그러모아 여러 이야기를 성역 없이 나눈다. 컷편집 후 썸네일을 붙이고 자막을 달아 업로드해보니 이만하면 필자가 보기에도 괜찮다 싶다. 지인들의 개성과 입담이 무기다.(무기여야만 한다) 대본도 주제도 없다.(주제를 정해 놓아도 촬영 중에 자꾸 바뀐다)


혹자는 유튜브라는 레드오션 of 레드오션에서 그런 나이브한 콘텐츠가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묻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의견에 대한 수용과 반성은 제쳐두고 일단은 그러한 관심조차도 감지덕지인 것이다.(의견은 이왕이면 채널에 댓글로 부탁드린다.) 한편으론 몸뚱이만 덩그러니 준비하면 되는 '가벼운' 콘텐츠 일지도 모르겠으나, 출연자들의 '신체'와 '시간'이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자산을 투자받고 있기도 하다는 점을 필자는 명심하고 있는 중이다.


제2외국어, 악기연주, 강의, 시사, 영화, 드라마 등 방대한 플랑크톤들이 유튜브라는 바다 안에 표류해 있다. 그래서 바다의 색깔은 시뻘겋다. 이곳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은 청명한 푸른빛의 콘텐츠(블루오션)는 내가 아는 한 없다. 그렇다면 이왕 할 거 가장 시뻘게 보이는 심해로 다이빙해 보자 싶은 것이다. 일개 새내기 유튜버에게 불분명해 보이는 것을 환하게 밝히는 선도적 과제 보다야 이미 자명한 것들을 분석해 보는 후발적 작업이 더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이야기는 초면인 사람도 '그들'에서 '우리들'로 위상전환시키는 괴력을 발휘한다. 타자의 마음속을 왕래할 수 있는 공감의 장치로서 '이야기'는 중요한 상수이다. 그래서 이야기와 서사는 어떠한 콘텐츠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만연하는 만큼 이야기는 '매력적'이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그러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파악할 능력이 못된다. 그저 필자가 짐작하는 바는 '이야기'는 '설명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설명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유튜브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함의하는 의미는 저 쪽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푸른 바다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내가 손수 조합하고 해체하며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시작은 '지금, 여기서, 당장' 가능했다. '레드오션이 오히려 블루오션일지도..?'라는 지나친 낙관론에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시작하기에 충분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