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가 되기로 함.

Dive In Red Ocean

by 널하우스


유튜브 촬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섭외한 두 명의 고정 출연 호스트에게 나는 먼저 세 가지를 주문했었다. 하나, 책을 읽을 것. 둘, 운동을 할 것. 셋, 피부관리를 할 것. 책을 읽으라 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개방시키는 어떠한 경험이든 상관은 없다. 춤을 배워도 좋고, 명상을 해도 좋다. 내 안의 편견을 허물고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되는 건 무엇이든 공부가 되니까.(그리고 콘텐츠가 되니까)


운동은 유튜버의 필수 덕목이다.라고 과문한 초보 유튜버가 주장한다면 설득력은 미약할지도 모른다. 허나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들 하지만, 때때로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기도 한다. 망가진 육체에서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은 여간해서 쉽지 않다. 하물며 맨땅에 헤딩을 연거푸 해야 하는 신입 유튜버에게 가장 튼튼해야만 하는 것은 단연코 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피부건강과도 직결된다. 성실하게 몸을 단련하고 건강한 식습관도 들인다면 피부빛은 절로 화사해질 것이다. 5.5인치 직사각형에 담길 우리의 얼굴들이 훈훈하면 훈훈할수록 좋지 않겠는가? 마케팅의 기본 중의 기본은 여성 이용자를 늘리는 것이다. 복잡한 이론을 차치하더라도 우리 채널에서 여성 시청자분들의 시청지속시간이 훨씬 높다. 비록 우리 셋 중에서 타입을 찾을 확률은 낮겠지만, 그런 고마운 분들께 적어도 거슬리지는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웬걸, 호스트들은 진즉부터 이걸 실천하고 있었다. 주문은 내가 했지만,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이들은 나 같은 게으름뱅이보다 훨씬 우직하게 자신의 일에 열심히 인 것이다. 일을 하고, 공부하고, 잠을 쪼개 운동을 간다.(그래도 피부관리는 해야 해요 여러분!) 필자의 내로남불을 그저 "우리 서로 으쌰으쌰 합시다."라는 활기찬 격려의 말로 받아들여 주었다면 다행일 것이다.


앞전에 '설명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진실로 그렇다. 단순히 조회수와 구독자의 성장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각자의 성숙에도 채널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채널의 카테고리는 '인물/블로그'다. 채널이 '소수'에서 '정수'로 성장하려면 '분자'가 커져야만 한다. 그만큼 인물은 중요한 것이다.


콘텐츠가 탁월해 그 인물을 좋아하는 것인지, 인물이 좋아 그 콘텐츠가 탁월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인과관계를 따져 물어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맘 편하게 '인물이 곧 콘텐츠'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인물이 지나온 족적이, 고민한 생각들이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운동도 하고, 피부관리도 한다. 이러한 수행들을 나열해 보니 다시 하나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신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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