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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ug 08. 2016

'생각하는 인간' 매거진을 연재하며

철학, 그리고 나의 이야기

* 생각 좀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쓰는 철학 매거진


15살이 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도덕 시간이었죠. 도덕 책에 그런 말이 등장하더군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청소년기가 되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고. 그날부터 그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온 시간을 몰입했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레 빠져들었죠. 내가 누구냐고? 대체 내가 누구지? 왜 내가,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하는 거지? 이런 질문들이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고뇌하고 사색했습니다. 그러다 철학을 전공하게 되었죠.

그 어느 날 다가온 물음
'나는 누구인가?' 그렇게 전공한 철학

그런데 스스로 무엇을 얻었느냐, 물으면 잘 모르겠다, 라는 대답이 나옵니다. 딱히 남들보다 더 대단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었고, 남들보다 더 대단한 시도를 한 것도 아니었고, 남들보다 더 똑똑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너무나 관념적으로 고뇌하고 너무나 이상적으로 사색했던 건 아닐까, 라는 반성도 했습니다. 다만, 남들과 다른 딱 하나, 더 생각하려 노력했다, 라는 건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몰두했으니 이 말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철학이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진 못하지만 철학이 가진 훌륭한 점은 반성과 회의에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욕망과 감정을 지닌 존재이고 이성이 있다 해도 항상 합리적이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실수도 하고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죠. 이렇게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기 위한 자기 비판과 기존의 믿음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철학이 지닌 유용함이겠죠. 이를 공론의 장에서 타인과 함께 논의하며 공유할 수 있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각자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모두가 더 개방적으로 대화하는 세상을 꿈꾸며

각자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타인과 더 개방적으로 대화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난 당신과 생각을 나눌 마음이 있어요, 난 당신과 대화를 할 여지가 있어요, 라는 믿음이 기본 바탕이 된 사회라면 당장에 현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작은 희망과 기대를 간직하고 살아갈 수는 있겠죠. 더불어 이곳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인간 사회는 더 나은 생각과 함께 이 생각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데에서 큰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 할 수 있지만 그렇게라도 했으니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각자가 생각을 멈추는 순간, 다른 이의 생각에서 배우지 않는 한, 우리의 생각은 바뀌기 힘들고, 세상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테죠. 어떤 생각을 조금 더 나은 생각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할까요?

생각하다 = 더 많은 시각을 만들어내는 노력

이런 생각들을 하나 둘씩 글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 현재 연재하고 있는 '생각하는 사람' 매거진입니다. 좀 더 다르게 보고, 더 깊이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 이것이 곧 '생각한다'는 말의 의미 아닐까요? 회의, 비판, 반성, 추상, 예술, 상상과 같은 다양한 사고 활동으로부터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이 탄생할 수 있고 그로부터 더 나은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 글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탐구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번 굳어진 생각은 바꾸기 어렵고, 한 번 가진 믿음을 버리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누구에게 솔직하기도 어렵고, 터놓고 대화를 하는 일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그 어려움을 넘어서야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생각하다 - 바스락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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