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나를 소개 합니다.
이름: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 나이: 만 37살 직업: 3년차 마케터 (라 쓰고 주니어라 읽습니다.)
2년 전 이맘때, 나는 만 35살 신입이었다.
"왜 이제 시작해요?" "해 왔던 10년 아깝지 않아요?" "후회 안 해요?"
이런 질문들은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다. 오직 내 머릿속에서만 맴맴 돌고 있었다.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려고 열심히 문장을 조합하고 있었으나 아무도 묻지 않았다. 심지어 엄마, 아빠도.
그렇게 슬기롭지만 고상하지 못한 회사생활을 조용히 시작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바쁘고 나는 적응하기에 바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몰랐기에 신입이 궁금한 건 많았지만 질문할 틈도 별로 없었다. 아니, 오히려 질문을 하면 큰일 나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 왜 있으며 무슨 일을 하며 뭘 위해 열심을 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오가기도 전에 파일들이 메신저로 날아들어왔다. 해결하라고.
삭막했고 삭막했다.
종종 내 주변에 육두문자들이 스쳐 지나갔다. 못 들은 척 하려고 애썼지만, 자주 울리는 육두문자 알람 덕에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 없었다.
연극영화과 영화부를 졸업하고, 약 10년간 배우로 살았다. 맞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는 '영화 狂'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 자리에서 묵묵히. 연기를 하고, 레슨을 하고, 오디션을 보고, 또 연기를 하고. 그 일은 내 삶의 희노애락이자 기본 문법이였다.
그때는 몰랐다. 조금만 더,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될 줄 알았다.
지금 돌아보니, 그 10년은 불장난이 아니었다. 다만 내가 갈 길이 아니었을 뿐.
안에 있을 땐 몰랐는데 밖에 나와서 바라보니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