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BIBLE] 콩가루 집안에서 태어난 예수
당신의 족보
마태복음 1장은 예수의 족보로 시작한다.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예수의 족보가 지겨웠다. '누가 누구를 낳고, 누구는 또 누구를 낳고 …' 블라블라. '아미나답, 여호사밧, 웃시야' 생소한 이름들이 나올 때마다 한 숨이 길어졌다.
하지만 족보에 오른 인물들의 생의 면면을 알게 된 후 마태복음 1장을 읽고 또 읽었다. 족보에는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마태복음을 쓴 마태는 조용해 보이지만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얼얼하게 뼈를 때리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마태복음 1장은 복음을 돌려 말하지 않는다. 왜 마태복음이 강력한 복음인지는 이제부터 설명해볼까 한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학교에 족보를 적어냈다. 무슨 강 씨에, 몇 대손이며, 무슨 파인가를 매년 적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인에게 족보란 그 의미를 몰라도 지켜야 하는 무언가였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족보 이야기를 들어본다. 예수 믿는 나는 여전히 종친이 누군지, 내 족보에 누가 있는지 딱히 관심은 없다. 그래도 만약 내 족보가 존재한다면, 이왕이면 잘난 사람들이 있었으면 한다. 족보 얘기가 나오면 내심 선조가 '강감찬' 장군이었으면 바랐던 적이 있다. 내가 아는 제일 잘난 강 씨였다.
내 족보에 영웅이든 명망가든 이름 들으면 딱 아는 사람이 나오길 바라는 건 모두 같은 마음 아닐까. 조선 시대에는 명문가의 족보를 사기 위해 전 재산을 파는 경우도 있었다니, 족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더 말하지 않기로 한다. 우리 모두 족보에 누가 있는지는 몰라도, 잘난 사람이 있어야 면이 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예수의 족보는 예수 믿는 내가 보기에도 별 볼 일 없다. 그 족보에는 죄와 치욕의 역사가 담겼다. 예수의 족보를 보자면 기생(라합), 며느리와 동침한 남자(유다), 재혼녀(룻),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른 왕(다윗)이 나온다. 속된 말로 치자면 '콩가루' 집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는 거룩과 영광과는 멀어 보이는 인물의 이야기가 기록됐다. 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 예수의 족보를 보면 누구나 혀를 끌끌 찰만한다. 숨기고자 했다면 충분히 숨겼을 수도 있을 이 족보를 복음서의 첫 장에 기록한 패기, 광기인가? 싶겠지만, 아니다.
예수의 족보는 교만한 자에게는 비난받을 족보지만,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는 구원의 족보다.
예수를 만나보지 않은 자들은 '역시나 예수는 애초에 세리와 창녀의 친구가 될 수밖에 없는 집에서 태어났구먼!' 하며 비난할지 모른다. 하지만 예수를 아는 자는 '역시나 예수는 집안이 아니라 한 인간의 인격을 보는 정의로운 사람이구나!'라고 말할 것이다.
가난한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세상의 멸시를 받아본 사람에게,
인생의 한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러 평생을 수치심에 짓눌려 살아온 사람에게,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위자료로 받은 이혼남, 이혼녀에게,
엄마, 아빠가 이혼했으니 행복한 결혼은 꿈도 꿀 수 없겠구나 하며 행복을 포기했던 나 같은 이혼 자녀에게,
더 이상 세상에 기댈 곳, 기대할 곳 없는 사람들에겐 예수의 족보가 복음이다.
마태복음 1장은 초장에 기세를 잡는다.
'죄인들이여 오라. 나는 죄와 수치를 영광으로 바꾸는 전능자다'
'콩가루 집안에서 태어났니? So what? 어쩔?'
이게 복음이다. 콩가루 집안도 거룩한 족보로 만드는 예수가 진리고, 희망이다.
마태는 알았다.
예수에겐 치욕의 족보가 문제가 아니란 것을.
당신의 집안, 당신의 과거, 당신의 현재 그 어떤 것도 예수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수는 당신의 치욕을 덮을 수 있는 유일한 보자기다.
당신의 죄가 얼마나 깊고 크든 상관없다.
당신의 죄와 복잡한 과거사 보다 예수의 거룩이 더 크고 깊다.
여호와의 말씀이다. "오너라, 우리 서로 이야기해 보자. 너희 죄가 심하게 얼룩 졌을지라도 눈처럼 깨끗해질 것이며, 너희 죄가 진홍색처럼 붉을지라도 양털처럼 희어질 것이다."
이사야 1장 18절 (쉬운 성경)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아니면 어려움입니까? 핍박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아니면 칼입니까? 로마서 8장 35절 (쉬운 성경)
아니면 족보입니까? 아니면 이혼입니까? 아니면 가난입니까? 아니면 실직입니까? 아니면 질병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하늘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어떤 힘이나, 가장 높은 것이나 깊은 것이나, 그 밖의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로마서 8장 38-39절
나는 예수의 족보를 믿는다.
거룩하지 않은 것들을 거룩하게 하는 건 내 힘이 아니라 예수의 능력이다.
그러니 와서 보았으면 좋겠다. 와서 느꼈으면 좋겠다. 예수의 unconditional 한 사랑을.
콩가루 집안도 거룩한 하나님의 족보에 올리는 예수의 자신감을, 아량을.
Bless you.
LIVE BIBLE 계속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