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안심이 되는
수인분당선 승강장 벤치에 앉아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벤치는 세 명이 앉을 수 있도록 구분이 되어 있었는데
안경을 끼고, 하얀 티셔츠를 입은 아주머니께서 다가와
내 오른쪽에 한 칸의 간격을 두고 반대쪽 끝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마치 벤치에 스위치가 있는 것처럼 엉덩이를 붙임과 동시에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잘 준비하고 있어? 치카도 했어?
응 엄마 지금 가고 있어~"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니지만
휴대폰 너머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로 예상컨대
아드님인 듯했다
밤 10시 즈음
초등학교 저학년 그 나이대 아이들에게 졸음이 가장 크게 몰려오는 시간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은 엄마에게 전화를 해본다
"엄마 어디예요? 언제 와요?"
지금 가고 있다고, 빨리 가겠다는 목소리를 들은 아이는 안심을 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올 엄마를 기다리기도,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다 끝내 먼저 잠이 들기도 한다
아주머니가 집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자고 있을까 아니면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달려와 엄마의 품에 안길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그날 밤 엄마의 얼굴로 꿈나라의 문을 열지 못했더라도, 아이는 안심으로 가득 채워진 마음을 품고 엄마를 생각하며 포근하게 잠이 들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