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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멋지게 소개할 수 있을까?

본질은 애정이다.

by 보요




최근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사실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 = 관심”이라는 이 공식이 틀리지 않았다면, 제법 잘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에는 제작자의 애정이 반드시 담겨있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멋지게 소개할 수 있을까?

한번 상상해 보세요. 애정하는 사람을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그 사람의 말투, 표정, 작은 습관까지 다 떠올리며 이야기하죠. 그리고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내용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지는 않을까, 과연 지금 내가 대상의 가장 멋진 부분을 잘 짚어서 설명하고 있는지, 고심하고 다듬으며 정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소개를 할 거예요. 반대로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남들이 봐도 알 수 있는 겉모습 몇 가지만 건져서 말하는 게 고작일 겁니다. 아무리 멋진 포장을 해도 속이 비어있죠. 콘텐츠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지출처: 핀터레스트


몰입 = 재미

좋아하는 대상을 떠올리고 깊이 파고들다 보면 “재미”는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주체가 되어 몰입하는 일 이니까요. 저 또한 지금까지 몇 가지 작은 프로젝트를 재미로 해보았습니다. 이건 뭐 돈도 받지 않았고, 시킨 사람도 없었어요. 순전히 저의 유희로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재미있게 만든 건 사람들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반대로, 회사에서 만든 그저 그런 콘텐츠를 떠올리면 그만한 애정을 쏟았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회사 콘텐츠는 반응이 없다싶… ㅎㅎ)


물론 자기 얘기를 그냥 늘어놓는다고 좋은 콘텐츠가 되진 않습니다. 그걸 정리하고 다듬는 ‘기술’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그 기술을 초월하는 건 대상에 대한 “사랑과 재미“ 인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소꿉장난을 해가 다 저물어가는지도 모르며 놀던 기억만큼 아주 원초적인 감정일 것 같습니다.


시공간 깊이를 동기화하는 작업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콘텐츠가 ‘소비될 환경’을 함께 설계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걸 온라인 시공간 깊이를 동기화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길거리에서 잠깐 읽는 스낵 콘텐츠를 만들 때에는 반드시 저 스스로도 길바닥에서 그 콘텐츠를 읽어봅니다. 그 환경에서 내 콘텐츠가 ‘잘 읽힌다’ 면, 제작자와 소비자의 시공간이 맞아떨어진 거죠. 논문은 책상 앞에서 읽으니 책상에서 쓰는 게 맞고, 웃음이 필요한 콘텐츠는 그냥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며 만들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애정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걸 꺼내서 보여주는 시대가 지금입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고 싶다면, ‘내가 애정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아보면 어떨까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은 ‘사랑할 수 있는 대상’과 ‘즐길 수 있는 과정’ 이 두 가지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너무 글이 거창해진 것 같지만, 저도 가끔 꺼내보기 위해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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