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4월, 파리에서>
일생에 걸쳐 단 한번도 마음이 편해보지 못한 사람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 공모를 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마음 편하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내리시겠나요?
이 책은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픽션입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
겹겹이 쌓인 작은 패스츄리 같은 '희망에 관한 워크숍'입니다.
그림은 다른 것이 아니다.
대상과 빛의 관계일 뿐이다.
삶은 다른 것이 아니다.
나와 빛의 관계일 뿐이다.
본다는 것은 빛이 내뿜는 파장을 인식하는 것.
듣는다는 것은 소리의 진동을 인식하는 것 뿐.
삶은 나와 빛의 관계일 뿐이라는 이 문장을 읽고,
언젠가 유튜브에서 봤던 우주 영상을 떠올렸습니다.
광속의 속도로 태양과 성간을 지나 수많은 은하를 지나도
끝 없이 펼쳐지는 공간 또 공간들.
알려 할수록, 장악하려 할수록 진짜 삶에서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는 먹는 것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어디서 뭘 먹었는지 외에는 이야깃거리가 별로 남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입이 하던 세 가지 기능,
즉 먹는 것, 말하는 것, 사랑하는 것 중 한 가지만 남은 셈이었다.
내 글 속에서는 집요한 먹방 시대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점점 더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편안하다는 것을 정의하려 떠난 이야기의 여정이
책장을 넘길수록 제게는 이 질문들로 읽혔습니다.
인간은 언제 인간다운가?
우리는 어떨 때 아름다워지는가?
내가 무사 곁에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사에게 묻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마침내 무사와 내가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존재 방식을 찾았다는 것을.
"너는 책을 읽어. 나는 장미를 가꿀게."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존재 방식을 찾는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살피고, 엇박을 내고, 때로 손뼉을 마주치고, 거리를 조절하고,
온 세상에서 소리의 진동과 빛의 파장을 발견하는 것.
만나고 이별하는 것.
거창하지 않은 의미가 되는 것.
아주 가볍게 흩날리며 입자로 떠도는 것.
어쩌면 우리는 너무 비장하게 무거워지려다가
편안함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mhtKst02s&list=WL&index=14
진실은 짧고 명료하다고 누군가 그랬던가요?
비장하고 무겁고 긴 이야기 말고,
오늘은 산뜻하고 가볍게 흐르는 달콤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날입니다.
영상 속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이 곡을 처음 접했을 때 제 기분이 그랬습니다.
비싼 수제 초콜릿과 마카롱을 왕창 먹고 있는듯한 기분.
살랑바람이 머리를 날리며 '별 거 아니야'하고 말해주는 듯 해 눈물날 뻔 했던 어느 봄날.
매끄럽고 낭만적이지만 금방 휘발되지 않는 위로.
프랑스의 샹송 가수 '샤를 트르네'의 <4월, 파리에서>라는 곡을
피아니스트 바이센베르크가 피아노로 편곡한 버전입니다.
의미 때문에 일상이 짓눌리려 할 때 종종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저 광활한 우주에서 보면 이 모든게 다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허무해지는 대신 내 옆의 모든게 예뻐 보입니다.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나만의 문구를 걸었다.
'장미꽃 가시에 매달린 이 말들은 모두 잘 자라나 장미와 함께 풍경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지구에 있는 것이다.'
정말로 장미 향기가 나는것만 같은 멜로디,
퐁신 앉았다가 구름처럼 떠 갈것 같은 봄의 여신의 노래,
조금 슬프고 짧은 어느 파리의 봄날 같은 곡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은..... 아마도, 감수하는 것이리라.
*참조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위즈덤하우스
알렉시스 바이젠베르크, <4월, 파리에서> (원곡: Charles Trenet, <En April, a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