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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걷는 사람들 Nov 01. 2018

어떤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가(1)

#3. 근접성의 원리

이성 간의 만남이든, 비즈니스적인 만남이든 만남에는 호감이 있어야 한다. 특히나 이성 간의 만남에서 호감이 없다면 관계를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렇게 호감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 내었고, 실제로 많이 응용되기도 한다. 사회심리학에서 밝혀내는 연구결과들은 사실 엄청나게 놀랄만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알고 있던 사실을 과학적인 절차에 의해 확인하고 검증하며, 그 이유를 밝혀낼 뿐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게, 특히 이성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는 결정적인 이유를 미친다. 특히, 외모는 첫인상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좋다, 나쁘다', '따뜻하다, 차갑다'와 같은 평가를 내리게 하는 요인이다. 잘생기고 아름다운 미모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외모상 타인에게 조금 더 좋은 인상을 주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고, 사실 그러한 부분은 심리적인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고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것이 빠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외모도 사실 주관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짚신도 제짝이 있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각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외모에는 차이가 있다. 사실 사회심리학에서도 인상형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은 소개할 수 있으나 외모는 고정된 '상수'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호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근접성, 친숙성, 유사성 정도가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을 한 번에 설명하기는 어려우므로, 우선 근접성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근접성(Proximity)은 호감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가 이웃사촌이라는 개념 또한 근접성에 따라 성립되는 개념이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에 있는 이웃이 훨씬 더 친밀하다는 의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한국과 미국에 각각 거주하는 남녀, 서울과 부산에 각각 거주하는 남녀,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남녀 중 확률상 만나기 쉬운 커플은 누구인가? 당연히 같은 지역에 있을수록 만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인지부조화로 잘 알려져 있는 Festinger와 그 동료들(1950)은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3명을 고르라고 질문하였는데, 주민의 41%는 바로 옆집 사람을, 22%는 두 집 건너의 이웃을, 10%가 맨 끝 사람을 떠올렸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호작용(memorable interation)을 떠올려보라고 하는 실험에서도 10%만이 50마일 바깥의 거주자를 떠올렸지만, 대다수는 1마일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을 떠올렸다고 한다(Latane 외, 1995).         


이런 결과는 몇 가지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사회교환이론(Social exchage theory)서는 관계를 주고받는 것으로 설명한다. 가까이 사는 사람에게는 비교적 '싼값(cheap)'에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반면, 먼 곳에 사는 사람은 '비싼 대가(cost)'를 치러야 한다. 내가 무언가 필요한 게 있을 때 가까이 사람은 쉽게 물어보거나 부탁할 수 있는 반면, 멀리 있는 사람은 일부러 찾아가거나 만나야 한다. 즉, 노력이나 대가를 필요로 하게 된다. 따라서 가까이 있는 사람은 비교적 손쉽게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접성에 대한 두 번째 설명은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인지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인지에 따른 부조화를 해서 하기 위해 행동에 맞추어 인지나 태도를 변화시킨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대학 기숙사에 있는 룸메이트 혹은 직장동료가 있는데 그가 갑자기 싫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부조화가 발생하기 때문에(가깝다는 사실과 싫어한다는 사실), 룸메이트나 동료를 피해 옮기든, 아니면 재평가를 통해 좋아하든 해야 한다. 하지만, 쉽게 룸메이트를 바꾸거나 직장을 옮길 수 없다면, 룸메이트나 동료에 대한 호감을 어떤 식으로든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 자체가 호감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다(Berscheid 외, 1976). 피험자들에게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비디오를 보여준 후 향후에 데이트를 할 것 같은 사람들과 데이트를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로 구분하게 되면, 데이트에 대한 기대가 호감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가까이에 사는 사람은 상호작용을 자주 할 가능성 있는 사람이므로 그러한 기대가 호감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근접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결과들을 보면 분명 근접성은 호감을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연애와 사랑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사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근접성에 대한 효과는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수 있다. 데이팅 앱을 통해 이성을 만나는 것도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영상통화를 통해 한국-미국 같은 장거리 연애도 가능한 세상이니 아무래도 그 중요성을 예전보다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을 만나는 것은 대면접촉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여전히 근접성의 원리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까이 있어야 한다. 

기존에 아는 사람이든, 소개팅으로 누군가를 만나든, 일단은 가까워야 호감이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애를 하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는 사람들한테 '멀리서 찾지 말라'는 얘기는 그냥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감안해도 근접성을 고려하면, 주변에서 찾는 것이 가장 연애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개팅을 할 때 집이나 직장의 위치를 물어 본인이 가깝다고 생각한다면 호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갖추어진 셈이다. 예를 들어, 대학생은 맘에 드는 학생이 있다면 가까운 곳에 앉아보자. 특별한 말을 할 필요도 없고, 그저 인사 정도만 나누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단순노출효과와 함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반드시 거주지에서 가깝다는 것이 아니며, 내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적인 개념으로 가까운 것을 의미한다. 집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가까운 사람부터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자^^그렇다고 남사친, 여사친을 샅샅듯이 찾아 접근하면 인간관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아, 그런데 이런 근접성의 원리에도 예외는 있다. 근접성, 즉 가까이에 산다고 해도, 갈등이 있다거나 비호감인 상태로는 호감이 증가되지 않고 더 부정적으로 바뀔 뿐이니 본인이 상대방과 어떤 상태인지 잘 확인해보자.

 

[참고문헌]

Berscheid, E., Graziano, W., Monson, T., & Dermer, M.(1976). Outcome dependency : Attention, attribution, and attr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4, 978-989.

Festinger, L., Shachter, S., & Back, K.(1950). Social pressures in informal groups: A study of human factors in housing. Standford, CA:Stanford University Press.

Latane, B., LiuJ.H., Nowak, A., Bonevento, M., & Zheng, L.(1995). Distance matters: Physical space and social impac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1, 795-805. 


[이미지 출처]

이민규 교수 홈페이지(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1day-1percent&logNo=220673841682&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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