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태계 최상위단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by Bravo

벤처 기업에게는 10년 정도의 골든타임이 주어지는 것일까?


아니.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부터는 1~2년이 지난 시점부터 더 이상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일 듯하다. 그것은 인수기업의 경영관리가 체계적이면 체계적일수록 더 그렇겠지. 숫자로 지칭되는 실적만 관리하다 보면 혁신 아이디어는 무시되기 일쑤고, 중역들 주도로 발의된 피버팅 시도는 진부해진다.


Why pivoting people is a strategic priority(Source: MIT Sloan Business Review)


라떼 역시 그랬다. 중소기업에게는 엄청나 보이는 투자금이 지급되자 회사 분위기는 매우 역동적이 되었다. ESG 트렌드에 맞아 보이는 사업 아이템이 살짝 부족해 보이자 임원들은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활용안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라떼의 실무진들의 아이디어 발의는 맥이 끊겨버렸다.


이러한 정체 현상을 그냥 두고 본 것은 꽤나 후회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2년의 골든타임에 PMI 업무는 우리 신사업부서의 무대가 아니었다. 인수를 기정사실로 확정한 모회사의 입김 가운데 라떼에 대한 쉴 새 없는 check list와 업무지시가 이어졌고 1달, 분기, 일 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랬다. 우리는 이 생태계의 최상위단이 아니었다.


양산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에도 모회사는 우선 공장설립을 서두르면서 감리가 어떠니, PM이 어떠니 급하지도 않은 공기를 단축시키려고 갖은 애를 써야만 했다. 게다가 모회사 임원들이 궁금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회사 내부 보고에 더해 모회사 보고까지 문서작성의 이중고를 겪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니 모회사와 우리 회사 간에도 기업인수 철학의 공유라던가 하는 것들이 100% 통일되지 않았던 것이 하나의 원인이었을 듯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이런 논의를 나눌 모회사 인원들도 모두 흩어져 지금의 질문은 메아리가 되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태초에 ○○이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