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꽃은 핀다 1화(에필로그)
오랜 고민을 마치고 “그럼에도 꽃은 핀다”라는 제목으로 브런치북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올해 정말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시, 에세이, 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다. 그 과정에서 삶에 있어서 정해진 길은 없다는 것을 십분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로 정해진 길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한 성공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속에서 메스꺼움과 구토감을 느꼈다. 10대에는 입시를 위해서, 20대에는 취업을 위해서, 30대는 결혼은 위해서처럼 획일화되어가는 삶이 우리의 포장지는 화려하게 해줄지언정, 우리의 삶에 진정한 해방감과 자유를 주지는 못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들은 사회가 제시하는 정답이 아닌, 스스로의 정답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을 담아 풀어나갈 것이다. 나는 진정한 실존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한겨울에도 그만의 꽃이 기어이 피어날 것이라 믿기에 그러한 나의 유일한 믿음을 나누어볼 것이다. 때론 몇 편의 글 조각들을 엮어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도 할 것이고, 때론 한 호흡으로 쓰이는 글을 전하기도 할 것이다. 어떠한 양식과 방식이던 그저 나에게서 살아있는 채로 나오는 글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그 꿈틀거림이 전해진다면, 그리고 그 파동이 그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고민, 방황, 열정이다.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들은 세상에 널려있지만, 그들은 결코 나의 전부를 보지 못한다. 나의 밝은 면만 보는 이들, 나의 나쁜 면만 보는 이들처럼 우리는 타인을 볼 때, 스스로의 삶에 비추어 그를 바탕으로 한 색안경을 낀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없다. 왜곡되고, 해석되어, 편집된 이미지를 바라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삶의 성공과 행복을 타인에게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저 우리의 한 부분만을 보고 있을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 자신은 나의 전부를 함께했기에, 이야기가 다르다. 스스로의 역사를 함께한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기에 우리는 매 순간마다에 의미를 부여하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자신을 향한 눈은 사회가 바라보는 눈과 다르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향한 끝없는 고민이 가능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바다 한가운데를 표류하는 고독함과 방황감을 느낄 것이다. 한 사람의 내면은 너무나 깊고, 방대하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살아온 것들은 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압도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열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내가 정의된다는 것을, 내가 나아가는 만큼 길이 열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삶에 대한 의지이자, 인간을 기계화시키는 잔혹한 사회에 대한 반항이니까. 그러나 이것은 자기중심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깊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에, 타인을 바라볼 때도 그의 모든 삶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벚꽃, 매화가 아니더라도 파리지옥, 라플레시아와 같은 그들만의 꽃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우리의 마음속에서 꽃이 피어날 수 있는지, 그 고독감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타인을 안아줄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의 글마다 묵직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결코 하나의 글로, 한 권의 책으로, 한 번의 인생으로 쉽게 완결되지 않을 고민들은 우리와 함께 계속 숨 쉬고 있을 것이다. 나는 결코 각 글들에서 어떠한 정답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정답이란 없으니까. 그러나 스스로의 정답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한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기분으로 삶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올해가 끝나가고 새해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의 아침은 다시 시작된다. 아침은 다시 다가오지만, 우리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같은 형식 속에도 우리의 하루가 결코 같지 않기를 바란다. 고통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 그것이 한겨울에 꽃을 피워낼 수 있는 능력이자, 사막 속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힘이다. 그것이 오래도록 철학자들이 고민한 정수이자, 문학가와 예술가들이 전하고자 했던 근원적인 것이기에 나는 이 세계 속에서 그럼에도 나의 방식으로 꽃을 피워낼 것이다.
그럼에도 꽃은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