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50일과 3 가지 다짐, 그래서 달성했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치며

by 나빗

처음 이 길을 떠날 때 얻고 싶은 세 가지를 기록했었다.


1. 비움을 통해 얻은 마음의 여유
2 감사와 사랑으로 가득 찬 충만함
3.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그리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기 하루 전,

50일이 지난 지금 그 다짐을 회고해 본다.



1. 비움을 통해 얻은 마음의 여유


나는 까탈스러움이 줄고 더욱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사실 마음과 생각을 비우는 쪽을 기대하긴 했으나, 생각보다 현실에 대한 걱정이나 생각 자체를 잘 떠올리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까미노의 일상을 나날이 까탈스럽지 않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샤워하다가 수돗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외출복으로 침대에 벌러덩 눕고, 손을 씻지 않은 채로 길에서 과일을 먹고, 비누 하나로 온몸을 씻었다.

길을 잘못 들거나 계획이 틀어져도 늘 ’까짓 거 뭐 어때, 이게 까미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들 ‘내려놓는다’, ’ 마음을 비운다 ‘라는 표현을 쓴다. 나에게 이건 자의든 타의든 까탈스러움을 줄이는 것이었고, 예민하지 않게 구는 게 내 마음에 얼마나 여유를 주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2. 감사와 사랑으로 가득 찬 충만함


프랑스길의 찬란한 자연 속에서 차오르는 경이로움을 느끼고, 사람들을 만나며 사랑과 기쁨을 나눴다. 매일의 안락한 알베르게와 기분 좋은 배부름을 주는 음식에 감사했다.

가끔은 그 감정들이 너무 복받쳐올라 눈물이 나기도 했는데, 그 순간에는 늘-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따뜻하고 눈부신 햇빛

내 목을 축이고 더위를 식혀주는 물

길을 걸을 때 내 몸을 감싸며 지나는 바람


이 모든 것이 만들어내는 충만함 속에서 나는 더욱 사랑에 집중할 수 있었고, 모든 것을 사랑했다.



3.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단순하다.

그저 시작하면 된다.


이 길을 걷기 전 미지의 세계와 그 안의 고독이 두려웠다. 내 두 번째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방향조차 알 수 없어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걷기 시작했고, 길 위에는 나와 함께 걷는 영혼들과 함께했으며, 비로소 내 꿈을 만났다.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마음을 먹는 것과 실행하는 것이다. 두려움이 들더라도 그 감정과 함께 나아가면 된다.

하다 보면 두려움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바뀌고 용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제는 돌아가 그 꿈을 실현할 때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인 것이다.


길 위의 우연한 만남과 영감으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길!
- 파리의 한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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