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바보가 썼어 시리즈> 10화
9화 이후로 어느새 9개월이 흘렀다.
은조는 학교에 다닌다.
2020년 올해 취학연령이 되어서 일반학교에 입학을 해야 했지만
작년 9월부터 주님의 은혜로 현 출석하고 있는 교회와 연합된 국제 아카데미에 다니게 되었다.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만큼 은조는,
키도 커졌다.
몸도 커졌다.
말도 늘었다.
이제 8살이 얼마나 깊겠는가마는 생각도 깊어졌다.
또, 울음도 많고 깊어졌다.
이건 좀 의외다.
조금씩 더 자녀를 돌보고 살피는 일에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믿는데
그렇기에 은조는 울음도 적어지고 얕아질 거라 어렴풋이 예상했었다.
그런데 참 깊다. 서글프다. 쉽사리 그치지 않는다.
아빠는 말했다.
"그만 울어, 안 울 수도 있는데 억지로 울고 그러지 마. 뭐 그게 울 일이야? 이해가 안 되잖아."
"네가 아빠 아프게 했잖아. 아픈 건 아빤데 네가 왜 울어. 왜 아빠가 미안해해야 해?"
은조가 말한다.
"울음 멈추려면 좀 기다려. 그리고 무섭게 말하지 마. 그리고 내가 잘못했어도 아빠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줘."
이건 뭔 어이없는 소리인가 싶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행이다.
내 딸 은조의 울먹거리며 건네는 저 말에
아빠는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그랬어야 했는데...
그래 줄 껄...
이라며 마음은 이미 인정과 수용이 되고 있었다.
아빠인 나의 성장과정에서는 단 한 번도
나의 그 어떤 어른들에게 말해본 적 없는
어린아이로서의 마땅한 요구
그래도 될법한 아이의 요구
다행이다.
은조는 깊어진 울음 속에서도 말할 줄 아는 아이로 큰다.
고마웠다.
부모가 따로 부여해주지 않아도
자녀로서, 아이로서, 나아가 하나의 인격체로서
나를 말할 줄 아는 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