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 안의 여자를 깨워라

by 몽글포실냔냐

나는 들릴라다.

세상은 나를 배신자로 기억한다.

삼손을 유혹해 머리카락을 잘리게 한 여자라고...

거짓 사랑으로 자기 남편을 팔아먹은 여자라고...

남자 힘을, 눈알을 다 빼놓은 여자라고...


세상은 나를 희대의 창녀, 정숙하지 못한 여자로 묘사한다.

깔깔거리며 웃는 목소리,

흥~ 하고 콧바람을 불며 잘 삐치는 표정,

걸친 듯 만 듯 한 옷 한 조각을 입은 관능적인 여자로...


하지만,

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다.

왜 삼손은 내 무릎을 베고 잠들었는지,

왜 그토록 강한 사내가 나에게 마음을 놓았는지,

그건 단지 나의 미모나 속임수 때문만이 아니었다.


나는 삼손의 힘을 다 빼놓은 여자였다.

그가 가장 강할 때, 가장 약하게 만든 여자였다.

아무도 구하지 못한 나라의 비밀 병기였다.

수많은 군사보다 강한 여자였다.


위기에 빠진 많은 아내들이 이렇게 말한다.

"남편이 변한 걸까요? 아니 어떻게 나를 이렇게 속이다니.."

"나만 왜 노력해야 하죠? 늘 내가 먼저 다가가는 건 너무 비참하잖아요."

"어떻게 된 일이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해 주지 않아요."

"회피형 남편과 사느라 힘들어요."

"나를 더 이상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이 말들 속엔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치심

분노

후회

체념이 함께 엉겨있다.

그리고 그 마음속 깊은 곳엔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내가 숨어있다.

그토록 숨기고 감추었지만

결국 지우지 못한 여자로서의 갈망이...



그러나 여자는 갈망하는 것을 얻을 힘이 잠재되어 있다.

눈빛 하나로,

기다림 하나로,

한마디 말로도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힘



이 글은 당신 안에 잠든

그 여자를 다시 깨우기 위한 노트다.


삼손의 힘을 무너뜨렸던 나.

들릴라가 오늘 당신에게 속삭인다.


사랑받고 싶은 여자가 아니라

사랑을 일으키는 여자가 되자

그를 당신 곁에 무릎 꿇게 하자.



남편을 유혹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