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김나영 Apr 27. 2021

36 <무인도에서 표류하게 될지라도>

물고기를 낚는 어부의 고된 항해처럼 우리의 삶도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풍랑을 맞아 인생의 배가 좌초되기도 하고 어둠의 바다 아래로 침몰하기도 합니다. 배가 산산조각이 나고, 의식을 잃고 기절해있는 동안 바닷물에 떠밀려 낯선 땅, 낯선 육지에 몸이 내던져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황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자신을 고립시키는 그 섬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는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구조를 기다리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구조가 될 때까지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극대로 커진 공포와 외로움을 견뎌야 합니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호랑이 앞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우리는 그 어떤 힘겨운 상황에서도 결코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정신력으로 스스로를 구해야 합니다.


강인한 사람은 무인도에 홀로 던져진다고 해도, 놀라운 적응력을 키워나가며 살아남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실제 있었던 내용에 기반을 둔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던져진 주인공이 그 낯설고 외로운 곳에서 새로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일구어가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게 됩니다. 후에 구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삶의 본질과 아름다움이, 낯설고 척박하다고 여겨지는 섬에서 오히려 발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 없이 자신에게 닥친 불행과 당당하게 맞선 그는 더욱 강해진 자신을 발견했으며 인간은 본래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과, 모든 기쁨과 평화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희망은 우리가 지쳐서 쓰러져 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절망으로 인해 바닷물 속으로 일부러 몸을 던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절망한 사람들은 이겨낼 수 있는 힘조차 고갈되기 마련이어서 극단의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진정한 어려움으로부터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평소에 강한 자신을 만들어 놓지 못한 사람의 비겁한 도망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택한 사람은 그를 짓눌렀던 극심한 고통의 여부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갑자기 불어 닥친 불행은 그저 잠시 지나는 풍랑일 뿐이라 여기며, 풍랑이 잦아들 때까지 악착같이 견디어 내십시오. 격한 바람이 멈추고 나면, 고요한 순간 즉, 모든 것이 해결되고 평화로운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 대신, 반드시 구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강하게 키우고 간직해야 합니다.

희망은 간절한 소망이 되어, 우리의 이성적 판단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오묘한 방법으로 우리를 구해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길의 도움인 것만 같은 신기한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절망의 나락까지 갔다가 다시 회생한 사람들은 한 결 같이 그렇게 기적과 같은 일을 체험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게 됩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크고 작은 기적을 겪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껴보십시오. 느끼려고만 든다면 얼마든지 삶 속에서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이성적으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라면 그것이 모두 기적이 될 수 있으니까요. 

집안에 쌀 한 톨도 없이 완전히 바닥이 난 살림살이로 인한 불안한 삶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늘에 자신을 온전히 맡겨보십시오. 정말로 상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쌀과 음식이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나 역시도 나의 삶에서 그와 같은 절박한 상황을, 그렇게 넘기며 살아갈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설마 하늘이 나를 죽게 버리기야 하겠냐는 두둑한 배짱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러한 믿음과 희망대로,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절망 앞에서도 우뚝 서있는 나의 모습이 대견하다고 여겨질 만큼 보다 강해진 나를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 잠시 머물게 되었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꿈꾸고 계획하며, 또 다른 모양의 행복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인생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풀어보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엉켜버린 실타래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하나씩 풀어가야 합니다. 급한 마음에 엉킨 실을 싹둑, 잘라버린다면 우리의 삶도 그만, 싹둑, 잘려 버린 실뭉치밖에는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희망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마음에 곧추세우고, 희망의 꽃을 우리의 뇌 속에 심고 단단하게 뿌리가 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평소에 힘을 길러 놓아야 합니다. 육체적인 힘뿐만 아니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길러야 하는 것입니다. 선하고 맑은 마음에 하늘과 우주를 담는 수련을 꾸준히 함으로써 우리는 진정으로 강해질 수 있습니다.


빛은 반드시 어둠을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희망은 빛의 영역에 있는 것이고, 절망은 어둠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빛으로 무장해서 불행이나 절망이 깃들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망망대해에서 표류를 하다가 반짝이는 등대를 발견하면, 이제야 살았구나. 하며 안도의 숨을 쉬게 될 것입니다. 마음속에 언제나 등대와 같은 불빛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작은 불씨라도 꺼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어둠의 터널에 갇혔다고 해도, 그곳으로 아주 작은 불빛이라도 새어 들어오고 있다면, 그 빛을 따라갈 때, 반드시 환한 바깥세상으로 향하는 통로가 나오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빛으로 무장된 우리는 어두운 바다의 등대처럼, 그리고 어둠의 지하에 스며든 작은 빛처럼 또 다른 사람을 이끄는 불빛이 되어 줄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35 <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