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정 Feb 19. 2018

(들어가는 말) 잊혀진 단편영화, 홍콩을 꿈꾸다

1. 다시 홍콩으로 돌아갔다



2047년.
홍콩이 중국에게 영구 귀속되는 날이다.


그러므로 홍콩이라는 유통기한 짧은 단편영화를 하루라도 빨리 보길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 홍콩은 수천 개의 유기물들이 용솟음치는 작은 용암이며, 거대한 비디오아트이며, 온갖 언어와 냄새와 표정과 추억이 떠다니는 섬이다.
     
먼 훗날 어느 꼬마아이가
“여기가 예전에는 ‘홍콩’이라는 섬나라였다면서요?”라고 당신에게 물을 때에, 당신은 부디 빛나는 네온사인과 어지러운 빌딩숲의 낭만을 기억하고 읊어줄 수 있기를.


그 시절 홍콩 영화의 아티스틱한 미장센들이 얼마나 우리의 가슴을 울렸는지, 불안한 골목길의 청년과 시장 골목에서 울려 퍼지던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노랫소리가 얼마나 사무치게 낭만적이었는지 대답해 줄 수 있기를.
     
그저 낯선 방랑자 한 명이, 자꾸만 홍콩이 눈에 밟혀 돌아가고 또 돌아가다 쓴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