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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정 Feb 02. 2021

뉴욕에서 마스크를 외치다





마스크가 아닌 천으로 입을 가리거나 당당하게 맨입으로 활보하는 사람들 속에서 ‘방독면’을 쓰고 길을 나섰다. 누군가는 이상하게 쳐다보고, 누군가는 엄지를 치켜 세운다. ‘별거 아니야’ ‘바이러스는 거짓말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다.                            






저마다 ‘세상의 종’을 울린다면서 뉴스를 전하고, 개인 의견을 배설하고, 정의로운 듯 깃발을 흔들지만 그럴수록 세상은 더 혼돈할 뿐이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세상을 구원할 자태로 덤벼들지만, 그건 우리가 바라는 ‘종’의 울림이 아니다. 그저 평범히 ‘자신의 숨’을 지키고자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몸짓, 그것 뿐이다.





어쩌면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건 혐오와 차별과 공포심이 아닐까. 그런 것을 흩뿌리는 입이야말로 진정 ‘마스크’가 필요할 지 모른다. 단지 ‘흔들리지 않는 일상’을 유지하는 평범한 인간들이야 말로 ‘시대를 이길’ 가능성을 지닌 이들이 아닐까. 나는 믿고 싶다.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마스크 속 이야기> 당선작.

여행작가 이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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