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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Nov 24. 2020

UX디자이너인 내가 투어 가이드를 하며 배운 3가지

마이리얼트립 투어 가이드를 경험하며 느낀 점

저는 뉴욕 맨하탄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에서 UX 및 UI디자인을 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까지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뉴욕 여행자분들을 모시고 투어를 도와드리는 가이드 활동을 했어요.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서 8개월 이상 못하고 있지만 제가 투어 가이드를 했던 몇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1. 가이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가이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한가지는 제가 하는 일 (디자인)을 더 잘하기 위함이었고, 다른 한가지는 제가 마침 뉴욕에 오는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데리고 투어를 자주 시켜준 경험이 있었다는 거였어요.


디자인을 더 잘하기 위해 시작한 투어 가이드(?)

저는 뉴욕에서 플래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티 및 웨딩 관련 플래폼인데 쉽게 이야기하자면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과 파티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 또는 업체를 이어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예비 부부가 있다고 가정을 한다면 결혼을 위해 식장 대여를 해야 하고, 음식 서비스도 고려를 해야 하는데 저희 플래폼을 와서 업체를 검색하고 예약을 하고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겁니다.


이 플래폼에는 크게 두 종류의 사용자가 있습니다.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람인데요. 제가 이들을 위해 디자인을 더 잘하고 더 좋은 플래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잘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 분들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사용자를 관찰하는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사용자를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은 제가 사용자가 되 보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서비스 제공이라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서비스를 예약하고 관련 업체를 고용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제가 어떤 서비스를 사업자로서 제공해본 경험이 없었어요. 돈을 벌어본 건 회사에서 나오는 월급을 통해서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제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방문객이 참 많은 뉴욕

서비스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 여러 플래폼을 공부해봤어요. 에어비앤비, 우버, 잇위드, 업워크 등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마이리얼트립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제가 일단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을 통해 가장 쉽게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뉴욕에는 한국에서 친구나 친척들이 참 많이 방문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 분들을 모시고 뉴욕 야경 투어를 종종 다녔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 뉴욕 야경 투어를 시작해보자" 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로어 맨하탄의 야경


그렇게 마이리얼트립에서 제 계정을 만들고 투어 소개 페이지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여간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여행자분들을 만나고 가이드를 해드렸습니다. 아래는 마이리얼트립에서 개설한 야경투어 페이지입니다. 여전히 해당 페이지는 존재합니다.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없을 뿐..ㅎㅎ


마이리얼트립에 개설했던 뉴욕 야경투어 페이지


그러면 본격적으로 가이드를 하면서 제가 느끼고 배웠던 점을 정리해볼게요.



 2. 가이드를 하며 배운 점


첫번째. 만남의 소중함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회사 일 외에 제가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벌어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서비스업을 통해 돈을 벌어본 경험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움이 꽤 있었어요. 갑과 을의 관계로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도 꽤 강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해보니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저에게 투어 예약을 하시는 분들은 지불한 돈에 대한 마땅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저라는 "현지" 가이드를 만난다는 것에 대해 가치를 많이 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곳에서의 제 직장 경험, 육아 경험, 학교 생활과 같은 것들을 들려 드릴 때 정말 재미있어 하셨어요. 저에게는 보통의 일이지만, 그 분들에게는 특별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모신 여행객들은 3시간 전후로 저와 함께 다니시면서, 저와 갑을 관계가 아닌 인간적 관계가 형성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났어요. 학교를 다니고 계신 대학생분부터, 자녀와 함께 여행을 온 가족들, 회사원이었는데 나중에 유튜브 인플루언서가 되신 분, 공군 파일럿 등 한분 한분 스토리도 다양했고 함께 보낸 3시간이 그분들에게는 뉴욕을 느끼고 저의 경험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저 역시 그분들의 경험과 삶의 스토리를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제 투어명이 "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뉴욕 야경투어"이다 보니 디자이너 분들도 종종 투어를 부탁하셨는데요. 몇 분들과는 오래도록 네트워킹을 하는 인맥으로 발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뉴욕에 다시 오셨을 때 커피 한잔을 하기도 했고요.


정리를 해보면, 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갖게 된 한분 한분과의 만남이 모두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인연은 지속되기도 했고, 같이 보낸 3시간 자체가 저에게도 하나하나 추억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뉴욕 가이드를 하면서 남긴 사진들


두번째. 엑스트라 마일 (Extra Mile)의 즐거움

영어 표현중에는 "Go the extra mile"이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 말로 하자면 상대방이 A라는 것을 요청하면 그것보다 추가로 더 해서 준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이 개념을 미국에서 주차빌딩 건축가로 유명한 하형록님의 'P31'이라는 책을 통해 더 잘 이해를 하게 되었어요 (관련 글).


저는 마이리얼트립 투어를 시작할 때에 경험, 즉 내가 디자인을 더 잘하기 위한 공부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엑스트라 마일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하나라도 더 드려보자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가이드를 처음에 신청해주는 순간, 즉 여행자 분의 연락처를 받는 순간부터 만나서 투어를 해드리고 헤어지는 순간, 헤어진 이후까지 모두 도움을 드리기 위한 기회로 삼았어요.


그러다 보니, 여행자분이 미국에 오시기 전에 미리 뉴욕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현지인 관점에서 쓴 여행 팁 자료를 만들고 공유를 해드렸고, 투어를 하면서 여행자분이 궁금해하는 정보들 중에 제가 잘 모르는 것들이 있다면 투어가 끝난 저녁 집에 돌아와서 리서치를 해보고 자료를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여행자분들께 공유해주었던 뉴욕 여행 팁 자료 모음집

이렇게 도와드리고 실제로 여행자분들이 제가 추천드린 곳들을 방문하면서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보람이 정말 컸던 것 같아요. 제가 기뻐서 한 것이었는데 여행자분들은 후기를 통해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셨습니다.



세번째. 후기의 힘

마이리얼트립에 처음 제 투어 소개 페이지를 개설할 때, 마이리얼트립 담당자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저에 대해 간단하게 검증을 하고 마이리얼트립 투어 가이드로 알면 좋은 팁들도 공유해주셨는데요.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첫 후기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었어요.


이게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가 첫 투어 신청을 받기 까지 몇개월이 걸렸는데, 그 첫 투어에서 후기를 받고 두번째 신청을 받기 까지는 2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여기서 저는 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기가 쌓여가면서 투어 신청자도 더 많아졌는데요. 투어를 시작하고 어떻게 저의 투어를 신청하게 되었는지 물어보니 많은 분들이 후기를 보고 선택했다고 하셨습니다.


아래는 몇개 후기를 캡쳐해서 가져와봤어요.



정리하며...

마이리얼트립에서의 투어가이드 일은 제가 서비스 제공자로서 어떤 부분들이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히 투어 가이드 경험을 한 것뿐 아니라 이것을 발판으로 더 다양한 부분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최근 입문자들을 위한 UX, UI디자인 교육을 시작했는데, 마이리얼트립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어요. 제가 앞서서 배운 것들이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분 한분과의 만남은 여전히 소중하고, 엑스트라 마일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에릭'을 소개합니다.

5년 전 유학을 와서 지금은 뉴욕의 테크 Scene에서 프로덕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이며 육아와 요리,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비전공자/입문자를 위한, 쉽게 이해하는 UX디자인 개론'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UX를 전공하지 않은 분들, 학교에서 UX를 막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이 쉽고 재미있게 UX분야에 입문할 수 있도록 첫 걸음을 안내해 드립니다. UX와 UX디자인의 본질에 대해서, 10년 동안 이 업계에 있으면서 기업, 스타트업, 테크 회사, 프리랜서 등 다양한 곳에서 실무를 하며 얻은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UX디자이너가 어떻게 사용자에 대해서 배우고, 문제를 발견하며 솔루션을 만들어나가는지, 개발자, PM과는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 경험들을 방출합니다.

"UX디자인 개론" 강의 듣기>>


'피그마(Figma)를 활용한 UI디자인 입문부터 실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UI디자인을 늦깎이로 배워 현업에서 디자인을 하게 된 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UI디자인 입문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피그마를 활용한 UI디자인 강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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