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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해 Aug 26. 2020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연해

최장 장마라는 타이틀을 달며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졌고,
산사태와 침수로 많은 인명피해까지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19 재확산,
그리고 또다시 태풍 바비의 북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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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로 범벅된 집에 돌아와 울던 이재민의 모습이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폭염 속에 방호복을 입고 과로와 탈진으로 털썩 쓰러지던 의료진이 나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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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규모 집단발생이 일어난 대구로 몰려가던 자원봉사자들과 수해복구를 위해 코로나 19의 두려움도 잊고 손을 더하는 이들을 보며 나는 그냥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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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흥청흥청 생일 파티를 하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경비를 쓰느라 명품가방을 사러 몰렸고,
자신의 비뚤어진 욕망을 관철시키려 사람들을 광장으로 끌어 모았다.
금그릇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겠다고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려 또 광장으로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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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작아지거나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감동을 받아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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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와 바이러스 펜데믹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창조자를 기억해 낼 줄 알았는데 욕망으로 스스로 창조자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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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해외 근로자로 나가 있는 자국민을 치료해주기 위해 전세기로 실어와 주는 나라.
해적에게 납치된 자국민 한 명을 구하러 가는 나라.
휴가를 반납하고 국민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
어려운 시기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국민들이 있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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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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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한 사람 때문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야 하는 땅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때 더 멋진 곳이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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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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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큰 제도적 장치나 혜택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이어가는 곳이기에 작은 것에 감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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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는 일은 대통령 한 사람이나 고위 공무원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닐 것이다.
각자가 주어진 자리에서 지도자, 공무원, 군인, 의사, 기업인, 소상공인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
나처럼 지극히 작은 사람은 그냥 내 주변을 살피는 것.
비난과 비판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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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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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하면 곧 좋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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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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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따뜻한 말이 오고 간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태극기는 이럴 때 흔드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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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한반도 전역을 태풍 바비가 쓸고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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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모든 고통과 비난은 쓸어가고 평화와 사랑을 가져다주면 좋겠다.
.
태풍아 부디 살살 잘 지나가다오.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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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째현관문을안열었다
#나도나라걱정한다
#맨날집에있어도 #생각은한다
#실천하는사회적거리두기
#집밖은위험해
#코로나제발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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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아살살지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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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거리두기 #태풍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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