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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랩 Oct 10. 2019

이건 써클버터플라이야  

두살반 아기 학교생활 평범한 뉴욕의 수요일

낮잠을 2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 늘어지게 자던 좋던 시절이 지났다. 아이의 반친구 엄마들에게서 너무 늦게 재우는게 아니냐, 낮잠을 끊고 스케쥴을 당겨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학교가 11:30에 끝나고 거의 우버를 타고 오거나 운좋은 날은 버스를 타고 오기도한다. 집에와서 점심을 챙겨먹고 산책을 나가기도 하는데 어제,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오고 추워서 집에서 지냈다. 낮잠자야 할 시간인 1시부터 4시까지가 이제는 집중해서 놀아줘야하는 시간이 된거다. 첫주는 커피를 한번 더 내려 먹거나 트레이더 죠스에서 사온 비엔나 아몬드 초컬릿을 한주먹 입에 집어 넣고 눈을 크게 뜨고 버텨야했다. 어제는 아이가 퍼즐을 하자길래 단어맞추는 퍼즐을 책상에 앉아 끝까지 다 맞추게 하고(시간을 끌기위해) 플로어퍼즐(대형퍼즐)을 같이 맞추고 놀았다. 멀메이드퍼즐을 꺼내서 하자고 했을때 또 내가 다 처음부터 끝까지 맞춰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다 사라졌다. 이 멀메이드가 꼬리 부분이 헷갈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예쁜그림이라 하는 나도 그렇게 흥미가 가진 않았는데. 처음 시작을 눈을 찾아봐 하니 바로 가져오고 맞추기 시작하면서 이미 아이는 모양을 보며 이리저리 움직이며 맟추는것 아닌가. 어라. 한 두달 사이에 더 인지력이 좋아진 것을 느꼈다. 

학교에 보내서 그런거라고 믿고싶었다. 퍼즐이 다 끝나고 그래 그럼 이것도 해볼까 하며 종이를 붙여서 아이를 뉘였다. 크레용으로 아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웃라인을 따라 그렸다. 우리몸 책 가져와봐 하니 아이가 영어버전 한국어버전 두가지를 펴보인다. 그걸피고 아이실제 크기 몸 그림안에 장기와 내부를 적어넣는 놀이를 했다. 심장을 그리니 쿵쾅쿵쾅 흉내도 잘 낸다. 책을 레퍼런스 삼아 이건 여기 여기야 흉내내며 쓰는 아이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오늘은 목요일. 무슨 액티비티를 할까? 우동과 낙지만두를 점심으로 먹고 나니 아직, 벌써 한시다. 그래 그럼 오늘은 아트클래스를 해보자 하며 아마죤에 사두었던 캔버스를 아이 책상에 올려놓았다. 아크릴 컬러 고르라고 하니 오렌지, 레드, 그린 하며 팔레트에 짜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점으로 콕콕 찍더니 (우리아이는 아트보다는 음악을 더 좋아하는 아이다. 그래서 별 기대를 많이 하진 않는 편이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이건 써클 버터플라이야. 라고 말한다. 엄마 욕심에 빈곳도 채워볼까 해보니 다른 색깔을 찍거나 문대며 쓱쓱 그리기 시작했다. 캔버스의 장점은 버리지 않아도 되고 창가에 세워두기 좋은 추상아트가 된다. 

그림그리자고 하니 페인트 티셔츠를 덧입겠다고 한다. 피카소 책을 보여주면서 피카소 아저씨도 즐겨입었던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어보았다.


내친김에 화장실에 가서 아빠 쉐이빙 폼을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담고 푸드컬러링을 몇방울 떨어뜨렸다. 순식간에 마블아트를 하고 종이에 찍고 그리고 나니 4시 - 바로 샤워시간이다. 

스낵킹(간식먹기)을 즐기는 나는 그새 아이와 케일+치아+바나나+키퍼(요거트)+파인애플+오렌지쥬스를 넣은 그린 스무디와 고구마를 먹었다. 샤워가 끝나고 5시에는 저녁을 먹는다. 가람이 이모가 손수 만들어준 멸치볶음과 소고기무국을 뚝딱 먹고나니 하품을 늘어지게 한다. 그리고 나서는 6시에 책을 골라서 6시 반에서 7시에는 잠에 든다. 가장 좋아진건 아이가 아침에 새벽부터 벌떡 일어나서 학교갈 준비를 하는거다. 그리고 밤에 나에게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는 점. 나의 육아와 아이의 발달 과정등을 저널쓰듯 꼭 남겨야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이렇게 주저리 써본다. 


학교 들어가기전 포즈 취하고 사진찍는게 루틴이 되었다. 오늘은 비가와서 실내에서 픽업을 하게되었는데 세시간 떨어졌다 아이와 눈마추치는 순간 아..어쩔지를 모르겠다. 너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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