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후기] Il banchetto

아리스토파네스의 '사랑'에서부터 피렌체의 아페리티프까지

by 김뇨롱
그런데 이제 그들의 본성이 둘로 잘렸기 때문에 반쪽 각각은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그리워하면서 줄곧 만나려 들었네. 서로 팔을 얼싸안고 그리워하면서 한데 뒤엉켜 한 몸으로 자라기를 욕망하다가 결국에는 상대방과 떨어진 채로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굶어서 혹은 다른 아무 일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죽어나갔네.

-아리스토파네스, <향연(Συμπόσιον)> 중에서


들어가며

한니발이 드라마로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마치 조커의 이미지가 팀 버튼의 <배트맨> 속 잭 니콜슨 버전에 고정된 것 처럼, 그의 이미지 또한 1991년에 개봉한 <양들의 침묵> 속 안소니 홉킨스에 강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뛰어난 정신과 의사이자 예술가, 사학자이면서 동시에 야만적인 식인 살인마라는 강렬한 모순 속에 만들어진 이 캐릭터는 이후 2013년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는 단 한 번의 단말마와 이어진 미묘한 여운 속에 서서히 침잠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것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또 다른 층위의 면모를 갖게 되었습니다. '전 외과의'라는 타이틀은 그의 식인종 살인마적 특성을 뒷받침해주는 좋은 커리어가 되어주었죠. 교활하고, 두 눈에 든 감정을 읽어내기 어려우며 알게 모르게 상대를 조종하는 특성은 그대로였지만 이번엔 한 가지가 달랐습니다. 촉망받는 신입 FBI인 클라리스 스털링에게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던 그의 관심이, 프로파일러인 윌 그레이엄에게로 옮겨갔던 것이죠.


앞서 말씀드렸던 안소니 홉킨스 버전의 한니발 렉터가 만나는 윌 그레이엄은 조금 다른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윌은 한니발 렉터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은퇴한 뒤 가족과 살고 있는, 뛰어난 프로파일러로 등장합니다. 영화 레드드래곤(2002)에 그가 등장할 때에는 이미 그가 한니발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일에 자문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초반 의미심장한 교향악단 장면이 스쳐간 뒤 두 사람의 빠른 대화는 침착하면서도 긴장감을 끌어올리죠.




지금까지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미치광이나 해부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자, 의사 면허가 취소된 자, 의대 중퇴자, 해고된 영안실 직원...


절개 상태와 수집한 신체 부위에 근거한 거지.


그게 잘못됐다는 겁니다. 수집하는 게 아니에요.


그럼 왜 떼어갔지?


수집하는 게 아니라, 먹으려는 거예요.


경이롭군, 역시 생각했던대로 자넨 직관력이 있어


염력 같은 건 아니에요


물론 다르지. 그보다는 예술적 상상력과 흡사해. 자넨 타인의 감정에서 사물을 관찰할 줄 알아. 설혹 그것이 두렵거나 역겨울지라도 말이야. 분명 버거운 재능이겠어.

정신 분석을 하고픈 유혹이 생기는군.

(I'd love to get you on my couch.)




영화에서 한니발과 윌의 대화는 아주 잠깐 이어지고 곧 영화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작용하지만 둘의 이 긴밀한 대화 이후 한니발이 윌을 찌르고 윌이 그에게 반격을 가하며 그는 순식간에 스털링보다도 더 강렬한 대적자의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윌이 가지고 있었던 화살 뭉치에 복부를 가격당한 그의 표정에 드러나는 것은 당황보다는 놀라움과 흥미였죠.


영화 안에서는 이미 윌이 가진 특별한 능력과 더불어 한니발과 그가 닮았다는 것까지 언급되지만 그들이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았던 단 한 가지가 드라마를 장악하게 됩니다. 영화 레드 드래곤에서 드러나는 한니발과 윌의 관계성이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과 스털링처럼 성적 텐션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느 누구도 드라마처럼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걸 예상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드라마 한니발(2013) 시리즈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감독의 팬픽이라는 말까지 덧붙인 이 정교한 심리 스릴러에는 시즌 3개 전반에 걸쳐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에로티시즘이 넘쳐 흐르죠. 어쩌면 지금도 양산되는 수많은 팬픽션은 그 점을 강력히 시사하는 현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만큼이나 흥미롭게 접했던 <Sleep like dead men Wake up like dead men>은 제 기억에도 오래도록 남은 강렬한 작품이었죠. 그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겠습니다만 부디 Il banchetto에도 그런 느낌이 잘 드러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래부터는 글에 심어두었던 장치들에 대한 간략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장치들을 찾거나 생각하는 재미가 있기를 바라며 적어보았습니다.




Συμπόσιον - Il banchetto - 향연

플라톤의 향연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태초에 인간은 본래 머리가 둘...'로 유명합니다. 요약하면 인간은 본래 서로의 짝이 한 사람처럼 붙어 있으며 상당한 힘을 발휘했는데 그들을 경계한 제우스가 그들을 갈라두었다는 내용이지요. 어떻게 보자면 서로가 맞는 운명의 짝은 서로를 닮는다는 느낌도 전해주기에 이번 글의 제목으로 알맞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리스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넣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드라마 시즌3이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섭취의 순환, 구토의 역전

처음 이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에 굳이 챕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사 전체의 흐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나 제가 손대길 망설였던 작품인만큼 뼈대가 있으면 글을 이어나가는 데에 무리가 없을거라는 생각에서였거든요. 이미 수작이 많은 드라마인만큼 조금이라도 다른 흐름을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한니발의 '우아함'은 그의 고상한 취향, 미식가적 측면을 통해 얼마든지 접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가 지니는 '우악스러움'은 반대로 그의 범죄 행각을 비롯한 다른 연쇄살인범에 귀속되어 나타납니다. 그들이 저지른 결과가 곧 그의 야만성을 빗대어 보여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그래서 그가 장악하게 될 윌의 상태가 해부학적으로 변해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서사는 단순히 나눠보면 윌의 섭식 장애(섭취 거부)에서 시작하여 곧 한니발의 파르망티에를 섭취하고 곧이어 무의식적인 진상에 구토(역전)하며 마침내 한니발의 입맞춤(침투)으로서 완전히 장악됩니다. '입술'이라는 중심으로만 보면 그렇게도 풀어볼 수 있게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이슨 리버 (Jason River)

리버는 이 글 속의 오리지널 인물입니다. 처음부터 등장하고 희생시킬 제물(?)이 하나 필요했고 공교롭게도 윌과 가까운 - 한니발의 입장에서는 거슬리는 - 소화기내과 전문의 리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윌의 학교 후배이자 아직 젊은 수련의로 윌의 소화불량을 두 번 체크해주는 인물로 나옵니다.


오늘 준비한 어린 양의 간입니다. 오늘의 만찬만을 위해 마련되었죠.


그러나 그의 이름부터가 제물임을 상정한 이름이긴 합니다. 파르망티에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어린 양의 간이 바로 그의 이름(River - Liver)이기 때문입니다.


잘하면 더 큰 병원에 이직할 수도 있어요. 꽤 저명한 선배가 연락이 왔거든요.


또한 윌이 두 번째 처방을 받으러 와서 티키타카할 적에 그가 '저명한 선배'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업무태만으로 치부되던 그 행동은 그의 파멸을 부르는 복선이 되고말았죠.



보랏빛 단서 - 니트릴 장갑과 라벤더 꿀

글 자체에 색상이 등장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초반에 정말 지나가듯이 리버가 자신의 손에서 보라색 니트릴 장갑을 빼내는 문장이 나옵니다. 이 보라색 니트릴 장갑은 후반부에 한 번 더 등장합니다.


리버는 자신의 손에서 보라색의 니트릴 장갑을 벗겨내며 말하였다. "청진기 진료하고, 복부 간이 진단까지 했지만...이건 소화 문제라기보다 뭔가 더 심각한 문제 같아요."
그의 하악을 벌려 자신의 타액을 밀어넣고 굵은 혀로 그의 입 안 곳곳을 장악하며 치아를 어루만지는 와중에도 가방 내부 포켓에 자리잡은 틈 사이로 삐져나온 보라색의 니트릴 뭉치가 계속해서 그를 붙잡았지만 이내 한니발이 자신의 입술 한 가득 그를 빨아들이자, 정신 모두가 그에게로 집중되며 흐려지던 정신은 더 탁해지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 니트릴 장갑은 한니발이 체스맨을 모방해 (어쩌면 완전히 모방하지는 않아서 윌에게 단서를 던져줌과 동시에) 리버를 살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주요 소재이지만 글 자체에서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특성상 느낌만으로도 리버의 시신을 발견한 시점에서부터 뭔가 싸한 느낌이 들 수 밖에는 없죠.


장갑의 컬러와 비슷한 라벤더 꿀이라는 말은 한니발이 요리한 파르망티에에 곁들인 재료로서 등장합니다. 파르망티에는 리버의 시신보다 먼저 등장하기에 최소한 이 시점에서는 그 재료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다만 약간의 표현을 곁들여서 (드라마에서 늘 그러했듯 이 요리 또한 재료가 미심쩍으므로) 의심하게 만들었지요.


위에 만들어 둔 결이 부서지고 그 안에 자리한 고기와 야채의 뒤섞인 형세가 드러났다. 영혼처럼 그 틈에 가둬져 있던 김이 빠져나와 위로 흩어졌다.
"라벤더 꿀도 조금 곁들였습니다." 그가 말하며 윌의 접시에 파르망티에 한 조각을 올려두었다. "꿀은 특히 흥미로운 재료에요. 생산 개체인 벌을 해치지 않고 채취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재료죠."


꿀에 대한 것은 사실상 윌에 대한 비유였습니다. 다른 인물은 한니발에게 있어 단순한 식재료인 데 반해 윌의 존재는 마치 그 개체를 해치지 않고 오래도록 두고 식재료를 채취하고 싶을 정도의 존재로 보이게 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더 드러내다가는 너무 늘어질 것 같아 이 쯤에서 자제(...)하였습니다.


가스라이팅

초반에 리버가 윌을 진찰하는 장면에서 윌이 두고 간 자켓을 리버가 돌려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때 그가 했던 말은 중반 한니발이 그에게 파르망티에를 대접할 때 드러납니다. 대사가 중복되는 지점도 있지만 한니발이 윌에게 이 말을 한 시점이 바로 윌의 대적자로서 그에게 맞서는 지점이라는 점이 주요했습니다.


리버의 손에는 자켓이 들려있었다. "이거 가져가세요. 요새 뭐 자주 빼먹고 그런 건 아니죠?"
"요즘 뭘 자주 잊어버리진 않으십니까?" 한니발의 말에 윌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가운데 자리한 파르망티에의 결을 흐트러뜨려 균열을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한니발이 그의 말을 반복하듯 하는 것은 두 가지 장치를 심어두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는 한니발이 리버의 진찰 장면을 어떤 방법으로든 '알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초반에 리버가 니트릴 장갑을 꼈던 것도 윌의 복부를 눌러보며 반응을 체크하기 때문이었지요. 그로서는 이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전리품으로 그 니트릴 장갑을 습득함과 동시에 그의 두 손을 뭉개버렸던 겁니다.


또 하나의 장치는 바로 '동행 약속'에 있습니다. 한니발이 대뜸 그의 자주 잊어버리는 행태를 찔러댔지만 사실 윌이 틀린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한니발이 말을 애매하게 했던 게 문제였죠.


아무래도 당신의 섭식장애를 좀 더 체크해야 할 것 같아서요. 가능하면 잭과 블룸 박사를 초대해서 회포도 풀겸 해서 식사를 대접할까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이 점을 기억하고 있었던 윌이 그에게 반박하려던 순간 한니발은 바로 그의 약점을 파고들며 그를 긴장시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한니발은 잭과 블룸 박사에게 토요일 저녁식사를 제안하지 않았던거죠.


이렇게 해서 제가 글에 심어둔 장치들을 잠시나마 꺼내보았습니다. 모르면 모른대로, 알아가다 보면 더 재미있어지는 글을 지향하지만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읽어주시는 분들의 몫이겠지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편하게 쪽지나 댓글로 문의 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글에 등장했던 음식의 간단한 레시피를 여기 공유드립니다.

아무쪼록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리며, 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Consommé double

콩소메는 맑은 고기 육수를 의미하며 더블은 두 배로 진하게 우려낸 것을 뜻합니다.

f9640f7058798528666460.png


목표: 불순물 없이 맑고 투명한 육수, 깊은 감칠맛

방법: 콩소메 한 번 만든 후, 다시 클리어링(clearmeat)을 통해 이중 정제


1단계: 기본 콩소메 (클래식 스톡 만들기)


�재료

소고기 뼈 1kg (도살 부위, 예: 마로우본 또는 넥본)

양지머리 고기 300g

물 3~3.5L

당근 1개, 셀러리 1줄기, 양파 1개 (대강 썰기)

마늘 2알, 월계수잎 1장, 타임, 파슬리 줄기

토마토 1개 또는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 (산도 및 클리어링 보조)

흰자 1~2개 (1차 클리어링 시)


� 과정

소고기와 뼈 데치기 후 찬물로 헹군 뒤 큰 냄비에 담습니다.

물을 붓고 천천히 끓여 올라오는 거품을 걷습니다.

향신채소와 허브를 넣고, 약불에서 4시간 이상 끓입니다.

체에 걸러 식히고, 냉장 후 기름을 걷어냅니다.


� 2단계: 콩소메 더블 (정제 클리어링)

�추가 재료 (Clearmeat)

다진 살코기 250g (닭 가슴살 또는 살코기 양지)

계란 흰자 2개

다진 양파, 당근, 셀러리 소량

토마토 또는 토마토 페이스트 소량

약간의 소금 (단백질 수축 보조)


� 정제 과정

냉장된 1차 콩소메를 차가운 상태에서 냄비에 붓습니다.

위의 클리어링 재료들을 잘 섞어 넣고, 약한 불로 천천히 끓입니다.

중간에 흰자 단백질이 응고되며 **‘raft’(거품 덩어리)**가 형성됩니다.

절대 저어선 안 되며, 가끔 표면만 구멍 내듯 저어주며 30~60분 유지.

완전히 우러난 후, ‘raft’를 깨지 않도록 조심히 국자로 퍼서 제거하거나 면포로 천천히 걸러냅니다.


✨ 팁

콩소메 더블은 투명함이 생명입니다. 혼탁해지면 실패이므로 불 조절이 핵심.

염도는 매우 낮게 시작하고, 나중에 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콩소메 자체를 작은 찻잔에 내어도 고급 전채로 쓰일 정도로 깊은 풍미를 가집니다.



Parmentier

프랑스 요리의 정교함과 겸허함의 교차점

d23bdb3728325037639743330.png


� 구성 개요

으깬 감자 (매쉬 포테이토)

잘 볶은 고기(소고기 또는 남은 로스트)

양파, 마늘, 약간의 크림과 치즈

오븐에 구워내는 부드럽고 바삭한 이중 식감


� 재료 (2~3인분 기준)

감자 층

감자 500g

우유 또는 크림 80ml

무염 버터 30g

소금, 후추, 넛맥(선택)

고기 층

다진 소고기 250~300g

다진 양파 1개

다진 마늘 1쪽

화이트와인 또는 브랜디 소량 (선택)

토마토 페이스트 1작은술 또는 다진 토마토 약간 (선택)

타임, 로즈마리, 월계수잎 등 허브 (선택)


마무리

슈레드 그뤼에르, 에멘탈, 또는 파르메산 치즈

버터 약간(표면 윤기용)


� 만드는 법

감자 삶기 & 매쉬 만들기 감자를 껍질 벗겨 큼직하게 썬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습니다. 뜨거울 때 으깨고, 따뜻한 우유/크림, 버터, 소금, 후추, 넛맥을 넣고 고루 섞어줍니다.

고기 볶기 팬에 버터 또는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양파 → 마늘 → 고기 순으로 볶습니다. 갈색이 돌면 와인, 허브, 토마토 페이스트 등을 넣어 풍미를 더하고 졸입니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춥니다.

층 쌓기 & 굽기 오븐용 그라탱 용기(또는 개인 램킨)에 고기 → 감자 순으로 층을 쌓습니다. 윗면에 치즈를 뿌리고, 약간의 버터 조각을 얹습니다. 190200°C로 예열한 오븐에서 **2025분**, 윗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굽습니다.


� 응용 팁

남은 로스트 치킨이나 오리로도 응용 가능 (hachis = 잘게 다진 고기)

감자 대신 셀러리악, 고구마, 콜리플라워 매쉬를 써도 풍미 변주 가능

소스가 필요하다면 고기 층에 간단한 데미글라스나 육수 졸임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흐트러지는 호흡과 이제는 머릿속을 엉망으로 헤집는 진한 머스크향이 겹쳐지며 그를 몰고 가는 사이 이내 얼굴을 쓰다듬은 손에는 지난 주말 식사 자리에서와 같은 악력이 조금씩 스미고 있었다. 투명하고도 농염한 호흡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파열음을 내며 사라지는 와중에도 그의 침실 너머 의자에 놓인 한니발의 가방이 갑자기 그의 시선을 끌었다. 그의 하악을 벌려 자신의 타액을 밀어넣고 굵은 혀로 그의 입 안 곳곳을 장악하며 치아를 어루만지는 와중에도 가방 내부 포켓에 자리잡은 틈 사이로 삐져나온 보라색의 니트릴 뭉치가 계속해서 그를 붙잡았지만 이내 한니발이 자신의 입술 한 가득 그를 빨아들이자, 정신 모두가 그에게로 집중되며 흐려지던 정신은 더 탁해지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희뿌옇게 변해가는 정사에 온 정신을 조금씩 놓아가며 윌은 그대로 서서히 그 자리에 침잠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영영 돌아올 수 없을 깊은 덫에 실낱 같은 의혹과 바늘 같은 추궁을 모두 태워넣은 채로...



- 마침

keyword
작가의 이전글Il banche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