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남녀가 한 집으로 들어간다
우리의 첫 만남은 진부하다면 진부했다.
한남동 어느 프랑스 가정식 셰프의 쿠킹 클래스. 같은 수업을 듣는 남과 여.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여자는 남자의 집에 간다. 그의 집은 거기서 가까웠다.
비에 젖은 남녀가 한 집으로 들어간다. 클리셰.
“여기서 씻으세요”
그는 안방에 딸린 화장실을 내게 양보하며 말했다.
“여기는 손님이 쓰는 곳인데, 청소를 자주 안 해서요. 제가 여기서 씻을게요.”
그렇게 말하며 거실에 있던 화장실 문을 여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
조금 머뭇거리다 나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그레이 톤의 침실이 호텔을 연상케 했다. 그와 참 잘 어울리는 방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훑어본다는 인상을 주기가 싫어,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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