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 빈트웰브
연희동 골목을 걷다 보면, 마치 일부러 숨겨둔 듯한 작은 카페가 나타난다. 빈트웰브. 남녀 사장님이 함께 가꾸는 이곳은 첫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다른 카페와는 공기의 결이 다르다는 걸 알게 한다. 미드센추리 감성의 인테리어, 조용히 깔린 음악, 창가로 스며드는 오후 햇살, 곳곳에 놓인 작은 인테리어 소품과 전시된 컵까지. 친환경에 진심인 두 분의 마음이 공간 곳곳에서 묻어 사소한 디테일까지 배어 있는 공간은, 잠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단단해지는 힘을 가진다. 방문하는 사람에게 ‘잠깐 쉬어가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그니처 라떼 때문이다. 처음 마셨을 때, 묵직하면서도 고소한 우유의 질감과 약간 달큰한 뒷맛이 입안에 부드럽게 퍼졌다. 따뜻하게 마셔도 차갑게 마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차갑게 마셨을 때 리치한 우유의 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시그니처 라떼뿐만 아니라 다른 커피들도 전반적으로 맛이 안정적이고 깊다. 메뉴를 고르면 원두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직접 향을 맡아보고 고를 수 있다. 각 원두의 향과 결이 다르니, 오늘 내 기분에 맞는 커피를 고르는 순간부터 이미 하루의 색이 달라진다.
빈트웰브에서는 무려 6종류의 원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오늘은 어떤 맛으로 시작할까’ 하고 잠시 고민하는 즐거움은 묘한 설렘과 기대감을 느끼게 한다. 기분에 따라 원두를 고른다. 각 원두의 향과 결이 다르니, 오늘 내 기분에 맞는 커피를 고르는 순간부터 이미 하루의 색이 달라진다.
6가지 원두 중에서도 나는 이곳의 시그니처 블렌딩 원두 ‘쏠’을 특히 좋아한다. 처음 듣자마자 신한은행 어플 'SOL'을 떠올린 나는 역시나 속세로부터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인가. 하하, 넝담. 하지만 맛은 농담이 아니었다. 라떼 한 모금이 지나가는 시간의 결이 달라지는 느낌. 블렌딩 원두 ‘쏠’을 선택하면 고소함과 함께 과하지 않은 은은한 풍미가 오래 머무른다. 한참 동안 향을 음미하다 보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하루를 채우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