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돌아오게 되는 순간,
요즘 스마트폰 유튜브로 주로 보는 건 음식과 동물 영상이다. 사람에 지쳐, 사람의 영상을 잘 찾아보진 않지만 한창 모 배우 덕질을 할 때는, 멋지고 예쁜 연예인 영상도 많이 봤다.
세상은 참 화려하고, 형형색색의 색으로 가득 차 있다.
포슬포슬 올라온 작은 동물의 노란 솜털이나, 참기름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돌판 볶음밥, 태평양 바다 같이 광물 빛의 푸른색 니트 같은 것들.
멋지고 맛있고 귀여운 것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광대가 올라간다. 푹 빠져서 영상을 보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아주 주의해야 할 게 있다.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다가 핸드폰 화면을 터치해야 할 순간을 놓치면 참사가 일어나기도 하니까.
바로 핸드폰 화면의 온갖 빛이 사라지며 화면이 꺼지는 순간, 검정 화면은 흑백 거울이 된다.
어우씨.
잇몸이 만개한다는 표현이 단순히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극사실주의적 표현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알고 싶지 않았던 나의 표정. 황급히 핸드폰을 내린다.
검은색 화면이 이렇게 이롭다. 정신을 지구 반대편에 쏙 빼놓고 있던 나를, 다시 현실 세계로 구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