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마님 홍콩편 1
어둠을 뚫고 새벽이 밝아 오는 것은 하나님이 만든 기적 이라는 광고의 카피처럼 우리는 일상의 기적을 잊고 산다
세시간 남짓의 비행만으로 늦 여름 싱그런 바닷 바람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인류가 만들어 낸 기적 인데 이제는 이런 기적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가을은 농염해지고 겨울의 서슬을 두려워 하다 만난 남국땅의 달구어진 공기는 시간의 흐름을 되돌린 것 처럼 생기를 돋운다.
비록 며칠후면 되 돌아갈 시한부의 남국 시간 일지라도.
바다 건너 홍콩섬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쏟아내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바다가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너무도 익숙한 스타벅스가 전망 좋은 위치에 모습을 드러낸다. 테라스가 커피 한잔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길가에는 영화 촬영 장면을 형상화한 동상들이 멋진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바닥에는 우리도 너무 잘아는 홍콩 배우들 성룡, 장만옥, 이연걸, 장쯔이등의 핸드 프린트가 곳곳에 널려 있다.
무심코 온 이곳이 홍콩의 명소 스타의 거리임을 곧 알게 되었다.
집사람과 나는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올 듯 한 포즈를 취하며 연신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
어린 시절 매년 설날 또는 추석 명절이면 해야만 하는 연례 행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명절마다 '용쟁호투' '맹룡과강'과 같은 이소룡의 영화가 어김없이 극장에 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성룡의 '취권'을 시작으로 쿵후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곤 했다.
명절에 친척 어른들에게 받은 모처럼의 용돈이 생기면 사촌들 끼리 명절 특수의 인파를 똟고 이들의 영화를 보아야 명절의 마무리가 되곤 하였다.
한동안 홍콩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와 함께 세계 영화시장을 양등분 할 만큼 위세가 대단 했는데 언제부턴가 홍콩 영화가 시나브로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인생이 세옹지마 라고 당시 변방의 우리 영화가 한류를 타고 그위상이 홍콩 일본을 압도 하는것을 보면 영화든 산업이든 사람이든 잘 나갈때 조심스럽게 미래를 준비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이소룡의 카리스마 넘치는 동상을 보니 영화의 마법처럼 괴성을 지르며 포효하며 살아 나올 듯 하다.
오 ~ 요요~ 요 괴성을 지르며..
01:55 홍콩향 캐세이 퍼시픽 CX437
분당에서 공항 리무진 막차를 타고 인천 공항에 오니 22:00. 입국 수속을 다 마치고 외국 항공사가 있는 탑승동으로 전철을 타고 이동하니 23:00. 출발시간 01:50 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지난해 11월 한기가 대기를 달굴즈음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갑작스레 이루어졌다. 케세이퍼시픽에서 증항 기념으로 1+1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기사를 보고 집사람에게 그날 일정을 물으니 괜찮다고 해서 바로 예약에 들어갔다.
둘이서 세금 유류할증료 포함 42만원이니 이정도면 제주도에 다녀오는 비용 정도다.
작은 비용으로 해외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누려보는 것도 여행의 기술이다.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하다가 홍콩까지 3시간여의 비행시간으로는 잠이 부족할거 같아 얼마전 인터넷 블로거에 소개 되었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 했다.
어렵게 찾아 쉼터에 오니 웬만한 특급 라운지 못지 않다. 탑승동 4층 환승객을 위한 Transit Rest Area 위치해 있다.
전신을 눕힐 수 의자에다 무료 인터넷 카페, 무료 안마기에 무료 샤워기, 아이들 놀이방 까지.. 이 정도면 새벽이나 늦은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기 위해 비용을 들이며 근처 호텔이나 사우나를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역시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더니 실감이 난다.
3시간여의 비행시간 동안 잠을 잔듯 만듯 했더니 곧 착륙할 시간이다.
홍콩의 자랑 야경을 감상하려 창 밖을 내다 보았으나 공항이 도심과 떨어져서 그런지 별다른 감흥을 느끼긴 어려웠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새벽 4시반 도심으로 들어가는 첫 기차 시간까지는 1시간이나 남아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20여분만 기다리면 첫차가 있었다.
홍콩의 명물 2층 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도심으로 가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 들어 기차 대신 버스를 선택했다.
새벽 5시의 이른 시간임에도 홍콩인 들은 분주해 보였다. 정류장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가득하고 어느새 2층은 만석에 가깝다.
부족한 잠을 채우느라 깊은 잠에 빠진 홍콩인들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홍콩의 첫 인상은 하늘을 뒤 덮은 빌딩 숲이다. 좁은 땅에 홍콩인 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바벨탑을 쌓아 올리듯 더 촘촘하게 더 높게 집들을 쌓아 올려야 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구룡반도의 중심인 침사추이에 위치한 숙소 로얄가든 호텔에 도착했다.
Booking.com 을 통해서 살펴보니 특급호텔 못지않은 시설에 중정도 인상적이고 가격도 적당한데 바닷가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망설임 없이 예약한 호텔이었다.
체크인 시간인 14:00 까지는 아직 6시간여가 남아있다.
가방을 맡기며 인상 좋은 직원에게 체크인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느냐 물었다.
특별히 10:00에 입실을 허락 하겠다는 반가운 약속을 받으니 큰 선물을 받은것 같았다.
너무도 기쁘고 그 직원의 친절에 홍콩의 인상이 기분좋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