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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Sep 26. 2024

나의 아저씨

Dear moon my moon

3년여전 친구가 강추했던 드라마.
키다리 아저씨가 연상되는 제목이라 세상 세파에 지친 소녀를 소리없이 도와주는 단순한 플롯의 아저씨 스토리일거라 짐짓 짐작하고 잊혀져 있었는데 며칠전 세대가 다른 아들이 두번이나 이 드라마를 봤다면서 아빠도 좋아할 드라마라며 추천하기에 큰 기대없이 넷플릭스에서 나의 아저씨 첫회를 틀어봤다.

쏟아지는 TV 드라마의 홍수속에 현실감없는 너무나도 뻔한 막장 스토리가 대부분이라 1회도 집중하기가 어려워 최근 몇년동안 드라마를 첫회부터 끝까지 본 드라마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1회 1시간20분 16부작의 장편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밤을 새울 기세로 순삭을 했으니 나의 인생 드라마 목록에 올려졌다.

감동이란 어거지로 짜내는것이 아닌 극중 인물에 감정 이입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무장해제 되는것이기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오랜만에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세상의 온갖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소녀(?)가 선량한 아저씨를 만나 세상에 대해 닫혔던 마음이 서서히 변해가는것을 눈빛을 통해 전하는 소름돋는 연기도 연기지만 뻔할뻔 같았던 스토리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기업 내부의 실상과 아내의 불륜 그리고 형제의 우애와 모성애, 중년들의 비애등 여러 코드가 혼재되면서도 산만하지 않게 스토리를 풀어낸 감독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를 정말로 알아주는 친구를 하나만 만들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데 한사람의 진정성 있는 사랑(동정)이 다른 한사람이 세상에 대한 혐오를 벗어나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마음으로의 변화를 주었으니 한사람인 아저씨는 성공한 인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아저씨가 된 지금 나는 어떤 아저씨 일까 그리고 어떤 아저씨가 되어야 할까란 화두를 던진 드라마 였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고 여운이 잔잔히 가슴을 적실때 여주인공 이안을 연기한 아이유가 직접 부르는 OST 'Dear moon my moon'을 들으면서 다시 감동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 오랜만에 정말 좋은 드라마를 만났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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