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SF 영화의 거장 제임스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을 때 안 보면 대세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바타 3D를 관람하였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3D 깊이가 낮고 거의 2D 수준이라 기술적인 면에서 실망스러웠다. 3광년의 거리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판도라 행성에 인간과 유사한 푸른색의 원주민이 산다는 설정도 좀 억지스럽게 느껴져 몰입이 잘 안 된 영화로 기억했다.
그러나 25년 전 타이타닉을 연출한 제임스카메론 감독의 신작을 외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 리뷰를 보아도 크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3시간 동안 수족관에 있다 온 것 같다는 평도 있었고 유튜브의 아바타 2를 보기 전에 꼭 봐야 영화 이해가 쉽다는 프리뷰들도 그냥저냥 했다.
근처 영화관 예매상태를 보니 iMax 3D 상영관은 2주 후 까지도 맨 앞 좌석을 빼고 거의 매진 상태였다. 볼만하다는 증거다. 가까스로 중앙에서 5번째 자리를 2주 전에 예약해 오늘 관람했다. 가기 전 유튜브에서 아바타 2 프리뷰를 봤지만 등장인물의 관계설정 내용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해서 본영화 관람 시 스토리 이해에 대한 자신감은 없었지만 컴퓨터 그래픽의 영상미를 즐기는 것으로 관람 포인트를 잡았다.
결론은 영화사적 시점에서는 몰라도 내 개인점 관점에서는 영화는 아바타 2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
스토리 텔링은 빼앗으려고 하는 자에 저항하는 자의 입장에서 가슴 졸이며 본 단순한 내용의 SF 액션영화 였다.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이기에 영화들 역시 대부분 승자의 관점에서 그려지는데 어린 시절 미국 서부영화를 보다 보면 마차탄 기병대를 습격하는 인디언들이 주인공의 총탄에 말에서 떨어지는 모습에 환호했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바타 2는 상반된 관점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iMax 3D영화는 조난 당한 후 조각배에서 호랑이와 동거를 스토리로 만든 라이프오브파이 였다. 지금도 바닷속 판타스틱한 장면이 기억이 나는데 아바타 2는 3시간여의 모든 장면이 판타스틱 그 자체다. 3D 컴퓨터 그래픽의 정수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영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화를 볼 때면 집중력 있게 볼 수 있는 최대치시간이 2시간이다. 3시간이 넘는 아바타 2를 보면서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졸지 않고 3시간여를 관람했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 몰입도가 높고 볼거리가 많아서다.
2만 5천 원으로 현실의 세상과는 다른 판타지아를 실사 수준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영화계의 모차르트 제임스카메론 감독과 동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