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손가락 워리어.
친하지는 않지만 그냥 얼굴만 아는 후배정도로가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 분명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냐가 문제였을지 모른다.
사업종류 구분 없이 사장님들에게는 폐업이라는 단어는 마음이 아픈 단어이다.
그곳은 장점이 많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감성적이다.
음료는 충분히 퀄리티가 좋았다.
베이커리도 나쁘지 않았다.
음악도 좋았다.
그도 처음에는 밝은 모습이 분명했다.
내 가게를 운영하는 설렘과 기쁨 그리고 달콤한 미래에 대한 상상까지
얼굴에 미소가 떠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에서 “사장님” “사장님” 하는 소리도 꽤나 듣기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씩 하나씩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정확히 내부적 원인을 나는 알 수 없다.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앞서 선을 그었다시피 아는 후배정도이기에 나는 그저 한 번씩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기에
사장의 사생활까지 알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다.
폐업소식을 듣기 전 카페를 방문했을 때가 있다.
그는 이미 장사를 해서는 안 될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얼굴에는 그늘이 보였고,
마지못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를 포함 어떤 손님들한테도 단 한 번도 웃지 않았다.
내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사장의 눈치를 보면서 돈을 내고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눈치 값을 지불해야 하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럴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러면 지금 이 순간 매장에 있는 손님들은 무슨 죄일까?
끝으로 가고 있는 매장이지만 기어코 단골이라는 이름으로 의리를 지키고
내 카페가 좋아서 방문해 주는 손님은 대체 무슨 죄일까?
수시로 담배피로 가는 모습.
수시로 핸드폰 하는 모습.
그리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는 수많은 핑계.
어이가 없었다.
디저트가 소진되어 카페를 일찍 문 닫는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었다.
신선한 식재료를 추구하는 음식점인가?
원두가 없나?
음료를 만들 모든 재료들이 소진이 돼버렸나?
디저트가 여러 이유로 없을 수 있다.
진짜 불티나게 다 팔렸을지도 모르고,
귀찮아서 안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혹은 재료부담에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두 번도 아니고 수시로 카페 영업시간을 앞당겨서 문을 닫는다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가지 않기에 폐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한다.
이건 그냥 습관이다.
정말 땀 흘려 열심히 운영을 하시지만 외부적인 이유든 내부적인 이유든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카페들은 정말로 마음이 아프고 꼭 사장님들이 다시 힘을 내서 일어서기를 응원을 한다.
그리고 위기를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는 사장님들 또한
나는 격하게 응원하고 한 번이라도 더 그곳을 방문하 싶다.
하지만,
모든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이곳은 없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피 터지는 카페시장에서 없어져야 할 곳은 없어져야 하고
진짜 열심히 하는 사장님들이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