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투화를 벗고나서야 시작된 이야기
나는 군인이었다.
진심으로 애정했던 군대에서
완전히 떠나온 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
이제 막 알게 된 남사친과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서로의 군대 썰을 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은 뭐지?'
시간이 지나면 이 많은 기억들은 하나둘 흐려질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내게 너무 소중한 지난 6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노트북을 켰다.
나의 이야기들을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읽기엔
조금 부끄러웠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보게 됐다.
해외 취업을 한 직장인이 자신의 갈증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그래, 이거다. 브런치.'
내 군대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나는 군에 있는 동안 작고 큰 에피소드들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일기장에,
휴대폰 메모장에,
정리되지 않은 채로.
아직 정돈되지 않은 내 머릿속 수납장을
브런치가 조금씩 정리해주기를.
군대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이 입을
브런치가 조금은 달래주기를.
그래서
이 기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