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s, be ambitious"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한때 이런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소녀였던 난 왜 소년들만 야망을 가지라는 거지? 소녀는 야망 가지면 안 돼? 남녀차별적 발언 아니야?
의문을 제시하며 투덜거리곤 했다.
이 말은 존 F. 케네디의 연설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이상하게 해석되기도 했다.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그러면 너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공부 잘하는 착한 아이로 길들이기 위해 선생님, 혹은 부모님이 야망이라는 명언을 성공의 잣대로 차용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초등학교(과거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대다수 아이들의 꿈은 대통령 아님 과학자, 선생님이었다.
그냥 학교에서 써내라니까 별생각 없이 가장 그럴 듯 해 보이는 걸 써넣은 것일 뿐, 진짜 대통령이 되고 싶은 아이는 없었다. 대통령이 뭘 하는 건지에 대한 개념 자체도 없던 꼬맹이에 불과했다.
난 다행히 소년도 아니었고, 꿈이 대통령도 아니었기에 내 머릿속에 그 명언은 서서히 잊혀갔다.
수십 년이 지난 요즘, 그 명언을 다시 접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 문장에 대한 반감은 여전했다.
왜 소년만 야망을 가져야 되냐는 시비가 아닌 '야망'이라는 단어가 귀에 거슬렸다.
야망이라는 걸... 꼭 가져야 하는 걸까?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왜 야망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둬놓고 성공을 압박하는 말 같지?
야망을 가져야만 꼭 성공하는 걸까?
성공이라는 걸 해야만 행복한 인생인 걸까?
그렇다면 니들이 말하는 성공이 뭔데?
나의 삐딱한 질문은 계속되었다.
그러다 그 명언을 남긴 사람이 케네디가 아니라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William Smith Clark)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 명언의 전문을 읽자마자 나의 삐딱한 질문은 해소됐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을 위해서도 말고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말고,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
(Boys, be ambitious! Be ambitious not for money or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e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그래! 바로 이거지!
윌리엄이라는 사람은 사회에서 추구하는 덧없는 성공에 끌려 다니지 말고, 인간이 갖춰야 하는 걸 추구하는 진정한 야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더니.
앞서 질문은 해소 됐지만 또 다른 질문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음을 다해 추구해야 하는 야망은 대체 뭘까.
사회가 추구하는 돈, 성취, 권력, 명성 등의 성공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행복 추구권은 뭐가 있을까...
아직 이렇다 할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지난날 어둠에 사로잡혀 힘들어하던 내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어둠의 그림자가 덮칠지라도
항상 널 비추는 빛이 있다는 걸 잊지 마.
헛된 야망에 울지 말고
작은 희망에 웃는 네가 되렴.
어둠은 어둠일 뿐, 네가 아니야.
어둠 속에 있다고 널 어둠으로 착각하지 마.
세상엔 밤과 낮이 있듯이
인생에도 빛과 어둠이 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그러니 그만 울고 곧 게일 하늘을 기다려 봐.
지금 널 둘러싼 어둠이 네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사람들 말에 흔들리지 말고 너만의 행복을 찾아도 돼.
넌 이미 충분히 빛나는 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