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힘든가요? 미운 네살

내 아이가 떼쓰는 건 왜 귀엽지 않을까

by 오알로하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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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네 살'이라는 말은 어느덧 익숙해져가고 있다. 그런데 문득, 저는 이런 질문과 마주하곤 한다.

'우리 아이만 이러는 걸까?', '혹시 우리 아이가 유독 심한 미운 네 살을 겪고 있는 건 아닐까?' 보석이는 분명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가끔 그 넘치는 에너지와 자기 주장이 하늘로 솟구칠때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트 계산대 앞에서, 혹은 놀이터 한구석에서 엄마에게 울면서 매달리거나, 친구와 잘 놀다가도 갑자기 "뿌엥!" 하고 우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아이고, 귀엽다', '으이구, 엄마 힘들겠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피식 웃어질때가 많다. 짧은 순간이지만, 타인의 아이가 보이는 그런 모습들은 어딘가 짠하면서도 '아이고 미운 네살이라 너도 힘들구나'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세상이 낯설고 모든 감정이 서툴러서 저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 테니, 엄마도 너도 화이팅 해야겠네.


하지만 보석이가 똑같은 상황일 때는 제 입에서 절대로 나올 리 없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귀엽다'.

그 순간 내 마음은 귀여움 대신, 답답함과 난감함, 때로는 울컥하는 서운함으로 가득 차오른다. 속에서는 '제발 그만해', '왜 여기서 이래야 해', '엄마 창피하잖아' 하는 수많은 말로 가득차지만, 남의 아이가 떼쓰는 행동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받아들이는게 왜 같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그러는 것은 이토록 받아들이기가 힘든 건지 이 간극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쩌면 아이를 향한 나의 기대치가 다른 아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낳고 키운 아이이기에, 조금 더 예의바르고 규칙을 잘 지켰으면 하는 마음, 혹은 나아가 더 좋은 아이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나를 사로 잡고 있을 수도 있다. 그 순간의 아이의 모습이 '나'의 육아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아니면 이미 수십, 수백 번 같은 상황을 겪으며 지치고 소진된 엄마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남의 아이는 한번 보고 마는 존재지만, 나의 아이는 매일 24시간을 함께하는 나의 일부와 같아서 인지 그 관계의 깊이가 만들어내는 고통스러운 괴리감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물음은 결국 나 스스로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왜 나에게 너는 언제나 완벽해야 하는 존재일까?', '네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네 살'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귀엽게 봐줄 여유가 없어진 것이 어쩌면 아이의 뾰족함보다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떼쓰는 행동을 귀엽게 바라볼 수 없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제 마음의 상처와 피로를 돌보는 것이, 이 엄마의 미운 네 살도 헤쳐나가는 첫걸음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오늘도 저는 떼쓰는 보석이를 보며 '귀엽다'고 말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복잡한 감정을 마주하며 잠든 보석이게 미안함을 가져본다. 내일은 더 사랑할께




이 책은 '미운 네 살'이라 불리는 딸 보석이와 함께 쓰는 예쁜 기록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감정을 쏟아내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제겐 더없이 소중한 감동입니다. 힘들다가도 아이의 입에서 피어나는 예쁜 말, 해맑은 웃음에 다시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요. 보물이를 키우며 저 자신도 '네 살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즐거울지, 혼란스러울지 알아가고 있어요. 이 에세이에는 아이의 예쁜 말과 때론 속상한 말들, 그리고 그 순간마다 물결쳤던 저의 솔직한 감정들이 담겨 있어요. 아이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배움과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보물이었습니다. 이 기록이 육아에 지친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작은 위로와 깊은 공감, 그리고 따뜻한 웃음을 선물하기를 바랍니다. 보석이의 4살, 엄마도 4살 잘 성장하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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