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간다는 어른들의 말씀, 엄마인 저는 아직 이해를 못하겠어요
최대한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 주고 싶은 아빠, 엄마 입니다.
'네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근데 왜 하필,,, 잠옷을 입고 가는거야?'
아이의 자기표현과 주장이 신기하고 대견스러울 때가 많지만 때로는 그 표현이 아빠, 엄마의 인내심을 시험
하는 형태로 다가올때가 많아요. 특히 요즘 보석이는 자신의 주장과 생각이 나날이 뚜렷해 지고 있는 시기다.
이제는 '뭘 입을까?', '뭘 신을까?' 같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자기 주장들이 저를 매일같이 난감하게 만든다. 아침마다 실갱이를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오늘의 패션 대전' 인데, 잠옷을 입고 어린이집에 가겠다며 절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예쁜 원피스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장화나 부츠를 고집한다. 예전에는 한 겨울에 크록스를 신고 가는 아이들을 보며 '왜 신발을 저걸 신겼을까?' 생각했는데, 제가 직접 크로스를 선택하는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아 이럴 수 밖에 없구나'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어 반성하곤 한다.
활동량이 많은 날이라 굽 낮은 운동화를 권해도, 반짝이는 구두가 더 좋다며 꼭 그것을 신고가는 오늘.
어른의 입장에서는 '규칙을 지켜주면 좋겠고, 상황에 더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치 청개구리처럼 꼭 반대로만 하려는 것 같다. 엄마의 바람과 아이의 고집이 팽팽하게 맞서는 시간, 그러면서 또 팽팽하게 대립되어지는 반복적인 하루.
처음에는 온갖 논리로 설득도 해보고, 약속을 빌미로 한 협박도 해본다. "잠옷 입고 어린이집 가면 친구들이 깜짝 놀랄 텐데?", "지금 구두 신으면 발 아파서 뛰어놀지 못할 텐데?" 하지만 아이의 고집은 요지부동. 결국에는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나 키즈카페 예약 시간 같은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제약 때문에 어른인 제가 지고 마는 상황이 되고, 결국 내가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느 날은 키즈카페에 잠옷을 입은 채로 가게 되었고, 잠옷을 입고 유모차에 앉아 활짝 웃는 아이를 보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들은 "고집 있을 때야~", "한때야~ 이거 다 지나가."라며 웃는데, 감사한 말씀이지만, 왠지 모르게 따가운 시선도 함께 느껴져서 정말 괴로운 시간이였다. '잠옷을 입힌 채로 나온 나를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옷도 제대로 안 입히고 나오는 게으른 엄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자격지심에 스스로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도대체 왜 그렇게 옷 입는 걸 싫어하는 걸까? 왜 엄마가 권하는 건 다 싫다고 할까? 수 없이 고민해보고 다시 질문해보곤 했다.
주변에서는 '이 또한 지나간다'고 이야기한다. 분명 시간은 흐르고 있고,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들이겠지만,이 시기 아이에게 올바른 훈육과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은 엄마 아빠의 마음은, 이 모든 혼란 속에서
매일이 괴로운 마음 뿐이다. 이 마음이, 그저 어른들의 욕심일까? 아이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과,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질서를 가르치는 것 사이와 오늘도 정답을 알 수 없는 미로 속에서, 우리는 보석이의 손을 잡고 함께 출구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 언젠가는 우리 아이도, 그리고 저도 이 시기를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날이 꼭 오겠지? 이 또한 지나가는게 맞겠지?
♥
이 책은 '미운 네 살'이라 불리는 딸 보석이와 함께 쓰는 예쁜 기록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감정을 쏟아내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제겐 더없이 소중한 감동입니다. 힘들다가도 아이의 입에서 피어나는 예쁜 말, 해맑은 웃음에 다시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요. 보물이를 키우며 저 자신도 '네 살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즐거울지, 혼란스러울지 알아가고 있어요. 이 에세이에는 아이의 예쁜 말과 때론 속상한 말들, 그리고 그 순간마다 물결쳤던 저의 솔직한 감정들이 담겨 있어요. 아이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배움과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보물이었습니다. 이 기록이 육아에 지친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작은 위로와 깊은 공감, 그리고 따뜻한 웃음을 선물하기를 바랍니다. 보석이의 4살, 엄마도 4살 잘 성장하기를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