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by 오스만


사월에 피는 꽃들은 참 독해

꽃샘추위 끝나고 지는

노란색 개나리서부터 목련

진달래 벚꽃에 이르기까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취해

내 몸 온전히 가눌 수 없더라


해마다 봄은 제비처럼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여겨

그 정성 감사한 줄 몰랐다가

한날 사월에 온통 피던 꽃길

물끄러미 툭툭 걷다 보면

그 봄 참 기특하고 고맙더라


스무 살 지나고 서른도 지나

이름도 모르는 낯 선 동네에

까지 이르렀다가 사월 햇살

내리는 골목길 담벼락 위

보라색 라일락 수북이 피면

맥없이 잡혀 한걸음 뗄 수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