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추처럼 귀가 하시었던 아버지는
그날따라 좀처럼 돌아오시지 않았다
낮동안 내린 가을비에 불어난 도랑을
건너 우수수 바람난 옥수수 밭을 지나
노을이 질 때까지 아버지를 기다렸다
저녁별 뜨고 풀벌레 소리만 여기저기
합창으로 들리어 보름달 익어간 시간,
행여 아버지 보일까 싶어 고개 들어도
아버진 돌아올 생각않고 밤만 깊었다
저녁상 고등어 구웠던 냄새 다 가시고
잠에 겨워 꾸벅꾸벅 쪼그려 있다 보면
멀리 코스모스 핀 사잇길로 휘청휘청
못 드시는 술냄새 풍기던 아버지 나를
와락 안고는 그 얼굴로 내 볼 부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