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으로 들어갔던 건 순전히
길을 잃었기 때문이었어
바르샤바 시내엔 오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
서점에 들러 몰래 책 냄새를 훔치다
창 너머에 눈이 내리는 걸 알았어
도무지 참을 수가 없더군
차에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에
들어섰지만 가야 할 곳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어
띵띵 주유 등에 불이 들어오는 통에
그만 도로를 빠져나와 버렸지 뭐야
그러고 나서는 길을 잃었던 거야
날이 어두워지자 숲은 더
깜깜해지고 말았어
눈이 그친 숲 속엔 바람 소리만
웅성거리고 있더군
차에서 내려 나무를 올려다보았지
전나무 꼭대기에 걸린
별들만 눈 대신 하얗게 쏟아지고 있더라
그 폴란드 숲 속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