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어부가 살던 집

by 오스만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세상 모든 집값은

다락같이 올랐다

새장 같이 다닥다닥

달라붙어 숨도 옳게 못 쉴 것

같은 집들


오래전 어부가 살던

그 집에 가기 위해선

모래사막 하나를

훌쩍 지나쳐야 했다

사륜구동 자동차 바퀴가

조심조심 굴러야 했다


한 시간 사막길을 겨우

벗어나면 신기루 마냥

일렁일렁한 바다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어떤 색이라 말하긴 힘들어도

굳이 꼽으라면 코발트였다


블록으로 사방을 두르고

슬레이트 조각 지붕이 덮인

단칸방 오두막집에

어부는 혼자 살았다

창문도 없어 뻥 뚫린 벽은

액자처럼 바다를 걸었다


사람들은 그 바다에 대해

지중해라 이름 붙였으나

매일 보는 그 바다를 두고

어부는 좋다거나

또는 그렇지 않다거나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오후는 화살처럼 날아갔고

바다가 마지막 빛으로 마악

옷을 갈아입는 시간

어부와 나는 찌그러진 주전자에

끓여 낸 박하 차를 여러 번

나누어 마셨다


해 지기 전 바다를

떠나 다시 사막을 건너가고

있을 무렵에, 남았던 어부는

창문도 없이 뻥 뚫린 구멍으로

바다가 잠드는 모습을

또 지켜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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