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주
흐린 일요일입니다.
좀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던 한 주였습니다. 시시콜콜 여기 늘어놓을 필요는 없겠지만,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선의는 왜 종종 실망스러운 결과로 돌아올까.
제가 착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악의를 갖고 말하고 행동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의를 갖고 말하고 행동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상대를 위하는 마음, 그저 순수한 마음,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나섰던 일들은 착한 척하지 말라고 비웃듯 예상 밖의 끔찍한 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 실망감은 한동안 저를 고통스럽게 합니다. 그런데도 멍청한 건지 그때뿐인 저는 또 같은 상황을 반복합니다. 더 한심한 건, 그런 감정을 느낄 때 제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상대를, 또는 상황을 원망하기보다 제 안에 있는 문제를 찾습니다. 뚜렷한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상처받지 않겠다고 사람들에게 벽을 치고 싶지도 않고, 또 거지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좋게 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욕심인 건가요? 실전인 인생을 너무 말랑말랑하게 보는 건가요?
물론 정도 이상의 무례함을 느끼면 분노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번 주에 놓인 상황은 제가 참아야 모든 것이 무탈히 마무리될 수 있는 경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참았기에 여러 손해가 없었지만, 그 가운데 느꼈던 저의 모멸감이나 절망감은 또 시간에 맡겨야 할 몫입니다.
브런치를 열며 사소한 감정 토로 같은 건 하지 않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이번 주만큼은 쉬어 갑니다. 힘들었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하는 건 인스타 하나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