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에서 맹자를 알아야 하는 이유(1)
한국 사람의 집단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전통적 가치관은 주로 유·불·도(儒·佛·道)세 종교 사상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들이다. 이 셋 중에서 유교적 가치관은 종교적 성격보다 자기 수양의 학문적 성격과 윤리적 규범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정서에 비교적 쉽게 수용될 수 있는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유교적 가치관은 사회 구성원 간의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로 통합된 사회 즉, 복지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전통적 사회복지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학(儒學)의 사상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학에서의 이상사회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말한다. 대동사회는 혼란한 사회의 개혁을 통하여 백성의 생존문제가 해결되고, 더 나아가 백성이 선한 인간본성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세상이며, 공동체적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의미한다. ‘대동(大同)’이라는 단어는 공자(孔子)의 제자들이 편찬한 《예기(禮記)》의 예운(禮運)편에서 처음 등장한다.
큰 도가 행해지면 전체 사회가 공정해져서 현명한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게 되며 신의가 존중되고 친목이 두터워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생각하며,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과 똑같이 생각한다. 노인들은 여생을 편안하게 마치게 되고, 젊은이는 각각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자리에서 활동하게 되며, 어린이는 잘 자라나고, 홀아비와 과부와 고아와 자식 없는 늙은이와 병들어 몸을 못 쓰게 된 사람들은 모두 편안히 보호를 받게 된다. 남자들은 다 자기 분수에 맞는 일을 하게 되고, 여자들은 다 적당한 곳으로 시집 가 살게 된다. 재물이 헛되이 낭비되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자기 집에다 감춰두는 일이 없으며, 자기가 직접 노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이 자기 개인을 위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권모술수와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고, 도둑이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바깥문을 열어 둔 채 닫지 않았으니, 이것을 일러 대동의 세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 《예기》「예운편」 中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대동사회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 되고(天下爲公), 현명한 이를 뽑아 쓰며, 노인은 편안히 여생을 보내고, 장년은 역할을 갖고, 어린이는 잘 자라며, 홀아비·과부·고아·병자까지 모두 부양받는 사회”로 묘사된다. 대동사회에서 인간은 경쟁과 보호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이며, 삶의 고통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공동체가 떠안아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 이러한 사상은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복지국가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공자는 이를 구현할 정치 지도자의 도덕성과 의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는데, 당시에는 대동사회의 이상을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힘이 오직 황제에게만 주어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공자의 사상은 현대의 복지국가를 구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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