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양민(養民)과 교민(敎民)을 통한 사회복지의 실현
왕도정치는 단순히 백성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정치’로 오해되기 쉽다. 그러나 맹자의 사상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물질적 안정만으로는 결코 사람다운 사회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맹자는 우물로 기어들어가는 젖먹이를 보고 누구나 놀라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은 인의예지의 실마리(四端사단)일 뿐 덕목의 실현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선한 본성은 막 솟아난 새싹과 같은 것이어서 지극정성으로 키워야만 인의예지라는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했다.
대인이란 실로 갓난아기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 갓난아기의 마음이란 타고난 본성을 뜻하니 반드시 그 마음을 지켜야한다. 군자가 평범한 사람과 다른 것은 이러한 마음을 잘 보존하는 데 있다. -《맹자》「이루」편
여기서 말하는 갓난아기의 마음(赤子之心)은 인간이 타고난 본성, 즉 인의예지 사단(四端)을 말한다.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은 그 자체로 완전하지 않고 기름(養民)과 가르침(敎民)을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다. 우산(牛山)의 나무에 대한 예화를 통해 잘 알 수 있듯이 숲이 우거진 우산은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 나무를 베어내고 짐승이 풀을 다 뜯어먹어버린 민둥산은 본성을 잃어버린 방심(放心)을 뜻한다. 어느 생명이든 잘 길러주면 잘 자라는 법이고, 기르지 못하면 죽어버리는 법이다. 공자가 말했듯이 잡으면 있고 놓으면 잃어버리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맹자는 “사람들이 닭과 개는 잃어버리면 서둘러 찾아나서면서 잃어버린 마음을 찾으려 나서지는 않는구나!”라고 한탄하면서 “학문의 길이란 오로지 잃어버린 마음 찾기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맹자는 선한 자기 본성을 깨닫고 그 본성이 변하지 않도록 몸과 정신을 길러 마침내 이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자가 주장한 민본주의에 입각한 왕도정치를 구현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 바로 양민(養民)과 교민(敎民)이다. 양민과 교민은 인간이 잃어버린 선한 본성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양민은 백성을 돌보는 경제적 토대로 군주가 백성의 기본적적인 생존권과 물질적 풍요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모를 섬기고 처자식을 봉양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경제적 기반(恒産항산)을 마련해 주는 행위이다. 맹자는 백성이 항산을 보장받지 못하면 인간의 선한 본성을 보존하고 함양하는 항심은 없다고 보고, 배고픔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범죄를 유발하기 때문에 양민을 시혜나 자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최소한의 책임이자 도덕적 의무라고 보았다. 특이한 점은 맹자는 양민의 실현하는 방법을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고, “무엇을 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즉, 왕이 백성을 수탈하지 않으면 된다고 보았다. 맹자가 제안한 구체적인 양민 정책으로는 정전제(井田制)를 통해 백성들에게 먹고 살 수 있는 토지를 나누어 주고 농사철과 가축이 번식을 할 때에는 부역(전쟁이나 토목공사)을 시키지 않으며, 촘촘한 그물을 사용해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하지 못하게 하고, 산림의 나무를 시도 때도 없이 베지 못하게 규제하는 등 실질적인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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