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도 Nov 05. 2024

Love is…

11월입니다. 2024년의 달력이 이제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네요.

독자님들 중에는 점자를 직접 사용하시는 분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점자의 날’을 맞아 크고 작은 행사가 펼쳐지잖아요.

맹학생들 글짓기도 하고, 문해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겨루기 활동도 하고요.

중학교 1학년인 저희 따님은 물론 학령기 맹학생들 보면 글쓰기나 독서에 유독 알레르기 반응을 보입니다. 점자건 묵자건 문자 생활 너무너무 중요한데 말이에요.

새삼 제 손 끝에 ‘점자’라는 촉각 문자를 선사해 주신 박두성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무턱대고 이야기를 좋아해요.

소설, 에세이, 뮤지컬, 드라마, 영화 할 것 없이 종횡무진이지요.

언젠가는 서사가 매혹적인 소설을 한 편 쓰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매일 읽고 듣는 제 귀에 최근 꽂힌 작품은 드라마 ‘굿 파트너’였습니다.

화면해설 방송으로 청취하신 독자님들 계실까요?

인기리에 드라마가 종영되고, 출연자들이 속 속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어요.

극 중 김지상, 지승현 배우는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나운서 1차 시험에도 합격한 재원이었답니다.

배우가 되겠다는 말에 아버지께 돌려차기를 당했대요.

오랜 무명 시절을 버티고 버텨서 2024년의 오늘을 맞고 있다며 행복해했습니다.

여주 차은경, 장나라야 뭐 말할 것도 없지요.

제가 대학생일 적에 그녀는 히트곡 리스트가 어마무시한 명가수였습니다.

연기자로도 참 멋있는 인생을 꾸려가는 열정이 남달라 보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굿 파트너’ 극본을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가 썼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무려 6년이 걸렸대요.

변호사면서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여 거둔 눈부신 성공 정말 ‘넘사벽’이지요?

16부작 에피소드는 저자가 직접 변론한 가장 대중적인 이혼 사유를 선별하여 썼다고 합니다.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잖아요. 피할 수 없는….

언제부터 아셨어요?”

내연 남녀의 공통 멘트라 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차은경이 딸 재희를 위해 고민하고 선택하고 눈물 참으며 홀로서기하는 일련의 과정이 퍽 짠했습니다.

“이판사판만 하시지요. 제가 공사판으로 만들어드리기 전에.

꺼져.”

후배 변호사 한유리를 공갈 협박하는 여자를 쫓아내며 시원한 한 방을 날리는 상사이기도 해요.

 결혼 생활을 하고 계신 독자님들이라면 ‘이혼’이라는 화두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분은 없으실 겁니다. 드라마 ‘굿 파트너’가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비결도 아마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요, 실화이기 때문이 아니었을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최유나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외도 상대가 꼭 한 명 아닌 경우도 많아요. 저는 동시에 6명까지 봤습니다.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 많이 걸리시고요.

상간 남녀들은 보통 무척 부지런하세요.

하나같이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십니다. ”

이혼 전문 변호사인 아내 눈에 남편이 마음에 드는 순간은 언제냐는 질문에 답은 이랬습니다.

“제가 침대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 쓰레기를 쥐고 있는데, 지나가던 남편이 그거 주라며 치워줄 때 가장 좋습니다.”

사정없이 사소한 지점인데, 완전 공감이 되는 거예요.

저도 남편 차로 드라이브를 하다가 차가운 밤공기가 마시고 싶어 창문을 열었을 때 거의 반사적으로 히터를 발 쪽으로 조정해 주는 그의 센스가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저자가 ‘가족이 된 남’이라 명명한 배우자와 백년해로하느냐 마느냐는 실로 사소한 이유에서 꼬이거나 풀리거나 하는 모양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갈등 범벅인 결혼 생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 어쩌다 파국을 맞는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은 슬기롭게 간접 경험하는 거겠지요?

그나저나 얼마 전에 시작한 주말 드라마에 시각장애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서둘러 제목부터 검색해 봐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도 내가 돼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