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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Nov 11. 2024

필요합니다, 정책

강산아, 누나가 눈감고 살면서 평생 부러운 것이 딱 두 가지 있는데 말이다.

하나는 운전이요, 하나는 요리거든.

음 아쉬운 대로 다 돈으로 해결하고 있지.

내 손 안에는 ‘배민’과 ‘장콜’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장콜을 잡지 못해 일반 택시를 탈 때마다 왜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 기사님들이 많은 건지, 도대체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시기는 한 건지 불안할 지경이라서.

누나가 최근에 탔던 택시만 해도 세 분 넘는 기사님이 일흔이 넘으셨다고 했어.

오늘은 심지어 이는 다 빠지신 것 같고 목소리는 그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램프 할아버지 같은 어르신이 운전대를 잡고 계시네.

고개 운전에 속력은 내시고 신호 걸릴 때마다 머리를 완전 뒤로 돌려 내게 질문 공쇠를 퍼부으시는데.

‘오오오, 제발요!’

나도 물었지.

“택시 하신 지는 오래되셨어요?”

“오래됐지. 내가 70이 넘었어.

혈당 때문에 눈이 그렇게 됐나 보구먼.

아이고 딸내미 시집도 못 가고 어쩐대.

나도 이제 눈이 어두워.”

사실 이가 다 빠지셔서 말도 잘 못 알아듣겠더라고.

“네? 시집을 왜 못 가요?”

“시집을 어떻게 가. 엄마 챙겨야지.”

“아, 저는 제가 잘 먹고살아요. 딸은 보내야지요.”

“아아, 혼자 괜찮구먼.”

그 램프 할아버지 말씀이 너무 웃기고 황당한데, 당신 눈이 어둡다는 말에 사정없이 불안하잖아.

‘이거 참, 오늘 집에 살아서 갈 수는 있는 거야?’

“눈 어두우신데, 운전은 안 힘드세요?”

“괜찮여. 암시랑토 안혀.”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다.

기차역에 가는 길, 아저씨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목적지에 도착을 했는데, 멀쩡한 카드가 안 긁힌다는 거야.

내 느낌에는 아저씨 조작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어.

기차 시간은 다가오고, 다른 카드를 드려도 소용이 없고.

“기사님 제가 계좌로 넣어드릴게요.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휴대폰 문자로 계좌번호 한 번 보내주세요.”

“아, 내가 문자를 보낼 줄 몰라서…”

“그럼 제가 바로 전화드릴게요. 그냥 불러주세요.”

“내 전화번호를 어찌 알고 전화를 한 대요?”

“원래 배차 문자에 다 포함되어 와요.

기차만 타고 곧 전화드릴게요.”

 휴대폰 문자도 보낼 줄 모르시는 양반에게 이 직업 정말 괜찮은 건가?

이런 할머니 기사도 있더라.

유주랑 같이 차를 탔는데, 방송에서 ‘성관계’가 어쩌고, ‘아버지가 딸을’ 어저고, ‘근친상간’이 어쩌고.

볼륨이나 작아야지.

“기사님 방송 좀 꺼주시겠어요?”

그제사 주섬주섬 끄더라고.

‘여보세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택시비는 1000원 이상이 더 나오고, 길도 잘 모르는 것 같았는데, 단 한 마디도 더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내렸다는.

 사실 누나 아빠 운전대 놓으시게 하려고 작년부터 우리 가족이 모두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는 중인데, 아직도 그 고집을 못 꺾었어요.

동생에게 당장 차 팔아 버리라고 큰소리쳤다가 보험료 일절 부담해 드리지 않는 걸로 우선 투쟁 중인데.

쉽지 않단 말이다.

왜 알아서 정리해 주지 않으시는 거냐고.

그 연세에 힘들게 택시 하시는 어르신들 사정이야 구구절절 왜 없으시겠냐만.

거두절미 1번은 ‘안전’이 맞잖아.

어떻게 ‘나라님’이라도 해결해 주실 수 없으시겠습니까?

대통령님, 이 촌에 공부 오지게 안 하는 중1 소녀가 그러더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명예 소방관이구나.”

고령 운전자들부터 제도적으로다가 어떻게 해결 좀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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