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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ASIS OFFICE Sep 12. 2018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첫 번째 가게를 시작하다

내 가게를 한다는 건 혼자가 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이 함께하고 회사나 사장이 가장 큰 책임을 졌다면, 내 가게는 혼자 일하고 혼자 책임을 진다. 회사원 역시 책임의 대가로 회사를 떠날 수도 있겠지만, 내 가게는 그동안 모아둔 돈까지 한순간에 잃게 만든다. 사업을 하다가 망해 다시 어딘가에 취직을 한다는 건 무릎으로 걸어 다니는 신입사원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니 상상조차 힘들다.


그럼 내 가게가 실패했을 경우 얼마의 돈을 잃게 되는 걸까.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결과에 따르면, 보통의 정년퇴직자들이 택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경우 적게는 1억(소형 맥주집, 소형 커피전문점)에서 3, 4억(빵집, 대형음식점)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최근 많이 생겨난 1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의 경우에도 적게는 수천에서 1억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직장 생활해서 1억 모으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창업 비용과 관련한 내용은 추후에 상세히 설명하겠다. 


실패를 목표로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10개 중에 5개는 1년 안에 사라지고 남은 5개 중 3~4개 정도는 현상유지 혹은 월급쟁이만큼의 돈을 집에 들고 간다. 그리고 나머지 1~2개의 가게만이 큰 성공을 거두어 우리의 꿈과 동기화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요식업의 현실이다. 나는 와이프와 함께 5년 동안
7개의 가게를 오픈했고 지금 8번째 가게의 공사를 하고 있다. 그중 3개는 직접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운영했으며 나머지 4개는 다른 사람의 가게를 만들어 주었다. 7개의 가게 중 1개는 누구에게도 주지 않고 폐업시켜 보관 중이며 나머지 6개의 가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영업 중이다. 


현재 공사중인 8번째 가게



약 5년 전 지금의 그들처럼 우리는 경험이 전혀 없던 요식업에 몇 푼 안 되는 전재산을 탈탈 털어 겁 없이 뛰어들었다. 돈이 없었으니 몸으로 때워 공사를 했고(전문용어:몸빵), 가게를 해본 경험이 없었으니 요령이 없어 몸을 망쳐가며 일을 했다. 와이프가 손을 주무르다 잠드는 것을 보고 다음날부터는 내가 그 일들을 했더니 하루가 지나고 나의 왼손이 오른손을 주무르고 있었다. 운 좋게 시작부터 장사가 잘되어 인기 있는 가게가 되었고 얼마의 돈도 모을 수 있었다. 위에서 말한 10개 중 2번째 가게 정도의 성공은 이룬 셈이다. 매출이 올라갈수록 몸은 지쳐갔고 오픈 몇 달 만에 주 5일로 영업시간을 변경했다. 나는 스스로를 '수익이 충분했다'라고 쓰고 '돈 욕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 읽었다. 몸을 망치며 2년을 운영한 가게는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함께 일하던 직원에게 넘겼다. 그 후로 다행히 가게는 더욱 번창했고 우리는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었다. 

 

첫 번째 가게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얻고 잃었다. 실패하지 않았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연고 없던 타지에서 시작한 가게라 의지할 곳 없던 우리에게 힘이 되어준 지금의 친구들과 새로운 가게를 만들 때마다 매번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이 생겼다. 이제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요령이 생겼고 약간의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로 트라우마가 생기고 건강을 잃었다. 최근엔 얼마간 건강관리에 신경 쓴 결과 몸이 많이 좋아졌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첫 번째 가게를 그만두고 우리는 3달간의 유럽여행을 시작했다. 








tip. 
준비되지 않은 가게는 성공할 수 없다. 

음식도 인테리어도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는 다른 가게에 취직해서 할 수도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여러 가게에 돌아다니며 눈으로 익힐 수도 있다.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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