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시드니) 여행기 (지도 보기)

장대비를 맞으며 숙소 찾아가기

by F와 T 공생하기

구글이 날 배신한 것인지, 천둥번개에 겁을 먹고 내게서 혼이 나가버린 것인지 …


호주 시드니를 여행하기 위해 빌린 차에는 길안내 장치가 없었다.


‘별 일 있겠어?’

‘우리에겐 구글이 있잖아.‘

‘구글 주식은 여전히 우상향이 아니던가?’


호주에서 폰을 두 개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서 쓰던 삼성폰 하나, 재미 삼아 사봤던 3년 정도 된 샤오미 하나.

삼성폰은 한국은행을 연결시켜 주고 있고, 샤오미폰은 호주 은행을 연결시켜 주고 있다.


숙소가 시드니 시내 북쪽 해변에 있어서 오갈 때 하버브리지(항구다리)를 비롯한 톨비를 낼 것 같은 터널들을 지나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낯설기도 하고, 대낮에도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내 몸과 마음이 잘 반응도 하지 않아 그런지

같은 다리를 오가기만 무려 3번째.


날이 덮지도 않은데 속에서 천불이 나 부글부글한다.


구글 선생의 지도를 너무 신봉했던 것인지

날은 어두운데 구 선생이 한 잔 했는지 갑자기 먹통이 되기도 하고,

갑작스레 이리저리 오락가락해대는데

막상 초행길이라 자신 있게 직진하기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도 한두 번이지.

세 번째가 되니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고속도로 번호를 확인하게 하였고,

구글은 잠시 접어 두고,

도로번호만을 쫓아갔다.


사실 GPS가 나오기 전에는

지도를 보며

도로 번호를 따라다녔다.

대충 20년 전에는 말이다.


안전할 만큼 시드니 도심에서 벗어난 이후에

한글 OS(Operating System)를 쓰는 삼성폰 대신

영어 OS를 쓰는 샤오미폰으로 차량에 연결하니

모든 문제가 사라졌다.


하필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쏟아지는,

도로 공사로 차선도 좁아 한참이 걸리는 그 시간에

S/W까지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다.


그런데 …


아무도 클랙슨을 울리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차분하게 도로를, 다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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