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재미
오페라 하우스의 내부, 공연은 사실 관심 밖이었다.
아내와 단둘이 여행을 간다면 빼놓지 않고 가는 편이지만
성인이 된 아이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굳이 함께 보러 갈 필요까지는 없다 생각했다.
게다가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내 귀가 구분하지 못하는데 그럴 필요 까지야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려고까지 시도했었다.
지나서 생각해 보니 서울에서 하는 공연은 기회만 된다면 가는 편이고,
가사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따라가지도 못하는 아이유를 비롯한 아이돌 공연을 꼭 보러 가리라 생각하고 있는 내가
말도 안 되는 합리화를 하려고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내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새로운 세상 그 자체였다.
대학원 때부터 듣기 시작했으니 이제 거의 30년 가까이 되었다.
매년 한두 번씩은 듣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라흐의 음반은 다른 세상을 보여주기에 좋았지만 돈이 들었다.
youtube 세상이 열린 이후에는 지휘자, 피아노 연주자, 협주 악단 등에 따른 차이를 들어보려 노력한다.
작가는 세상과 이별한 지 오래고,
자신들만의 눈으로, 가슴으로 이해한 작품을
나름의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오페라는 작곡가의 인생이야기에 더해 연극 속의 이야기, 이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멜로디까지 보태어진 매우 감성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기에 보고, 듣는 재미가 배가된다
그래서 그런지 공연 선택에 대한 아들들의 반응은 내 예상을 뛰어넘어 Best 여행템에 꼽혔다.
200여 년 전 그들 비제, 모차르트, 더리브, 푸치니, 베르디에게 경의를~
프랑스 Leo Delibes(두 리브)의 Lakme/The Flower Duet은 내게는 새로운 노래였다.
프랑스어로 보이면 일단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아예 읽을 수 조차 없기 때문인데 두 리-브 정도로 읽히나 보다.
Lakme는 산스크리스트어로 표현되는 힌두 ‘부의 여신’의 이름을 불어로 번역한(줄인) 것으로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이 작품은 제국주의 영국에 의해 인도가 지배될 당시 인도를 무대로 인도의 최고 계급인 브라만에 속하는 Lakme와 기혼인 영국 군인 Gerald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둘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을 그려내었다. The Flower Duet은 Lakme와 Lakme의 시종 Mallika가 강가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곡이다.
Opera Lakme를 찾다 보면 Raj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힌디어에서 기반된 표현으로 ‘지배’를 의미하며, British sovereignty in India (인도에서 영국이 통치권을 가지던 시기)를 의미한다.
Opera는 당시의 시대상, 재미를 위한 이야깃거리, 언어, 세월을 아무리 거쳐도 바뀌지 않는 인간의 삶의 굴레와 욕망, 사랑이 그려진다.
특히 새로운 세상, 이국적 자연, 이국적 사람,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첫눈에 반해 버려 목숨까지 기꺼이 바치고야 마는 정열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