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by ocasam

"늑구야 늑구야 늑구야......."

사람들이 애타게 내 이름을 부르네요.


나야 사람을 해친 적도, 도둑질한 적도 없지만

늑구가 분명 사람을 해칠 거라며

눈에 쌍불을 켜고 나를 찾아다녀요.


하늘에는 드론이 윙윙거리고

손에 손에 몽둥이와 마취총을 들고

온 도시와 산속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있어요.


전기 울타리 안에 갇혀 살던 내가

가족과 친구를 뒤로 하고 뛰쳐나온 지 어언 일주일.


기세등등하던 목소리들은 날이 갈수록

힘이 빠져 의무적으로 부르고들 있어요.


나를 유인하는 닭고기와 암늑대의 소리에

허기와 외로움은 날로 깊어만 가는데


있던 곳으로 돌아갈까, 자유 찾아 떠날까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로 갈꺼나

이도 저도 못하고 낯설고 물선 곳을 정처 없이 떠도는 이 몸


천지신명이시여

나를 부디 보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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