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쇠약 직전의 소년

by 빈빈

녀석이 나를 이겼다

결국 또 병이 재발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며칠간의 발열과 목의 부음, 이곳저곳 날 쑤시던 그 녀석을 내가 너무 속단했던 것 같다.


병은 정말로 무섭다. 그냥 아픈 것에서 끝나지는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

병은 연쇄작용을 거듭한다. 무기력한 것뿐만이 아닌 신경의 날카로움, 이유 없는 분노, 모든 것을 초월한 너털웃음까지.


털어 넣은 항생제와 진통제는 나의 몸을 하얗게 물들게 한다. 신체가 아닌 영혼이 떠다니는 것 같은 이 기분을 누군들 유지하고 싶을까


몸이 아픈 시점에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자 마음을 먹는다. 병균도 존재성을 지닌 하나의 영혼이라면 이렇게 비실대는 몸뚱이를 차지하려고 할 텐데. 이것이 의지를 다지는것인지 또 하나의 신경곤두세움인지 분별하지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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