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 리

by 빈빈

Frau Lee 프라우는 영어로 미세스? 숙녀? 그러니까 존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독일어를 공부한 지 어연 4개월, 프라우리도 그 정도 알게 된 거 같다.

프라리는 항상 당당했다. 그녀의 말과 자태는 마치 군중 앞에 선 잔다르크를 연상하게 했다.

그녀는 한국식의 암기교육을 지향하기도 했다. 공부에서는 이해가 중요하지만 이해한 것을 암기하여 머릿속 서랍장에 고이 간직해야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그날 배운 단어와 문장을 반복해서 읽었고 그 자리에서 암기하게 하는 묘한 마법을 부리기도 했다.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 사람들은 약간 얄미운 친할머니 선생님보다 당차고 꼼꼼하며 인간적인 프라우리를 더 좋아했다. 어쩌면 그녀의 한국식 한국 사람들에 적합한 교육방법 (예를 들어 문법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연습한다던지)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황냥한 현대사회에서 그녀의 밝음, 당당함, 친절함이 사람들에게 선호도를 자극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공부를 하다가도 프라우리를 많이 얘기했다. 가령 그녀의 인조모가 어색해서 너무 티가 난다던가, 수업 중에 식초를 버무린 삶은 감자를 좋아한다고 언급하여 종강 날에 감자를 선물해 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지치는 독일어 발음을 어떻게 마지막까지차게 말할까 와 같은.

일종의 선망, 그 선망의 호기심화. 프라우리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임에 틀림없었다. 이제 프라우리를 마주하며 공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 항상 질문이 많은 나에게 프라우리는 좋은 추억을 안겨주었다. 만남의 끝자락에는 독일어로 편지를 써야겠다. 그래도 가르친 보람을 느끼고 대견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언젠가 책을 낼 수 있다면 그녀에게도 한 권 내어주고 싶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감정을 지닌 사람입니다 정도는 그녀에게 남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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