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관을 덮는다

by 빈빈

잠을 자는 행위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것을 각인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눈앞이 깜깜한데 또 이불을 덮어야 해서 더욱더 앞이 보이지 않았어

잠을 잘 때 나는 이불이 몸이나 가슴에 있지 않아

항상 머리 위까지 답답할 정도로 그걸 끌어올렸어

그래서 가끔은 자다가 숨이 막혀서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발작을 하고 난 후에야 간신히 바다에서 뛰쳐나올 수 있었지

어떻게 보면 신체는 참 신기해 그냥 숨 막혀 죽을 수 있었던 바다에서 정신과 몸을 조종하다니


렘수면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얕은 잠과 깊은 잠의 주기가 있다고 해

잠을 자다가 눈알과 뇌가 활발히 돌기도 한다나 뭐라나

오르락내리락 왔다가 갔다 하는 순간들은 많지

드라마 속의 병원에서 다들 본 적 있을 거야

죽음 직전의 사람들의 주기가 힘차게 솟아오르다가

띠 띠 거리면서 평행하게 일자로 바뀌는 모습이 갑자기 생각나더라고


우리가 잠을 잘 때 신체의 기온을 낯아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언젠가 싸늘한 시체를 잊으면 안 돼


사실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리지 않으면, 그 보드라운 관을 덮지 않으면

잠을 못 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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