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술자리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또는 타자가 되어가는 수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었다
수는 내가 싫데도 계속 찍는다니까 그리고 나한테 보여주면서 이상하데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지 너 맨날 포샵하는 데 뭐 그게 이상하면 어떡해
사진 찍는 걸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셀카를
나르시시즘에 빠진 것인지 아니면 순간을 간직하려는 냥 찍는 것인지 그건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듣기에 수는 자신을 붙잡고 싶은 사람처럼 보였다
또한 사실에 위배되는 현실의 똥꼬발랄한 색들과 불균형의 각도들이 뭉친 어떤 유토피아의 자화상을 믿는, 자신을 사랑하고 싶었던 신도였을지도
우리는 어느새 발달심리학자로 빙의하여 수의 사람들, 수의 성격, 수의 실수, 수의 가정환경이라는 거대한 체계를 탐닉했다
사람들은 허위에 허덕거리고 있어.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는 일부일 뿐이지 진짜가 아닌데. 그거랑 사진 어플들이랑 뭐가 달라 오히려 진실보다는 거짓에 더 집착하는 건 인간만의 특징일까 아니면 이것도 능력일까..
생각해봐 우리가 어떤 것들을 선망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