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작의 말씀

by 이영일

산 아래 파란 지붕의 이 층 집에서 자랐습니다. 풀벌레와 산새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서 세상을 배운 아이는, 첨단 물리학을 전공하며 세상의 이치를 탐구했고, 산새에게 배운 소리로 무대 위에서 사랑과 아픔을 노래했습니다.




저의 전공은 양자상 및 소자입니다.

- Oxide Thin Film Device Labortory에서 Graphene Oxide를 했습니다. 연구할 때는 몰랐지만 사회에 나가보니 나름 독특한 이력이 되더군요. 현재는 연구업계를 떠나 현직 분들께는 하룻강아지가 짖는 것 같아 부끄럽지만, 그래도 숨기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나의 시간을 기록하지 않으면 너무도 쉽게 잊혀질테니까요. - 자연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물리학만이 가질 수 있는 첨예한 지성의 세계를 흠모합니다. 누군가가 물리학의 깊이를 말할 때마다 지치지도 않고 매번 기쁩니다. 저는 역부족이었지만요.



사실 저의 전 직장은 무대입니다.

노래로 음악을 시작하여 청춘의 열정을 모두 쏟았습니다. 줄곧 무대와 대회에 서고, 방송에도 한 차례 출연했습니다. 음악 세계가 깊어지게 되면서, 마음이 맞는 멤버들과 인디밴드를 결성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다양한 행사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성공하는 듯 했습니다. 새벽 네시에 곡을 쓰고, 클럽 공연에서 20만원을 나누어 가지며,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곤 했지요. 관객과 함께 울고 웃어가며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훨훨 날던 밴드는 코로나라는 불청객이 찾아오며 그만 허무하게 날개를 접게 됩니다.




제 안에 들끓는 사랑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낮에는 교단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저녁이면 '자연, 사랑, 그리고 사람의 순간'을 적습니다. 노래는 마쳤지만 계절과 시간, 특별한 여행, 사랑과 상처의 순간과 현시대의 이치... 는 언제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젠 그저 기록하려 합니다.




이상 마음속을 끊임없이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여자,

201 올림.




추신. 조금은 드문 스펙이 있어야 독자분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작가가 되나요?